4. 작은 해프닝, 그리고 출발

[9288km] 블라디보스토크, 2018년 7월29일

by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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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마지막 날은 해변공원에서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을 찾아다니며 보냈다.


이틀 전부터 극동함대 함선들이 근해에 도열하더라니, 무슨 페스티벌을 하려고 어제부터 축포를 쏘고 난리도 아니었다. 러시아 수륙양용 장갑차의 상륙 및 퇴출 훈련을 지켜봤다. 해변에는 러시아 해군 깃발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꽤 많았다. 깃발은 수화를 하시는 분들이 팔고 계셨다. 해변 공원은 여러 사람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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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설치된 간이식당에서 고기로 배를 채운 후, 숙소에 맡겨둔 배낭을 찾아 기차역에 도착해 미리 예약해둔 티켓을 수령했다. 가는 도중에 길게 정차하는 역에서는 마트도 갈 수 있다고 해서 전투식량 몇 일치랑 과자 조금 말고 먹을거리는 많이 사두지 않았다.


1시간 후면 출발한다. 어떤 느낌일까? 어떤 곳이든 어떻게든 적응하게 되어 있지만. 대합실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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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권에 문제가 있었는지, 출발 20여분을 남겨두고 급하게 발권실까지 다시 뛰어갔다가 달려왔다. 표에 문제가 없었다던 직원 분이 내가 다시 달려간 후 문제점을 뒤늦게 찾아내고 다시 발권한 티켓을 들고 뛰어와 겨우 탑승할 수 있었다. 발권소 근처에 있던 어떤 러시아 청년은 손등에 그림까지 그려주며 날 도와주려 했고.


식겁한 해프닝이었지만, 무뚝뚝해 보이는 러시아 사람들의 다정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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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한밤 중(MCK 15:50)에 출발했다. 건너편에는 러시아 할머니와 손자가, 맞은편에는 별 말없이 휴대폰만 보는 러시아 여자분이 탔다.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출발한 지 20분밖에 지나지 않아, 옷도 갈아입지 않고 앉아 일기를 쓰고 있다. 열차 안은 아마도 내일 자고 일어나 슬슬 보게 되지 싶다. 긴장되지만, 솔직히 오랜만에 여행에 대한 기대도 돼서 들뜬다.


아까 전 헐레벌떡 뛴 덕분에 땀범벅만은 되지 않고 열차에 탄다는 계획은 실패했지만. 열차가 생각보다 제법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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