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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3. 2021

4. 잘 풀리지 않았던 날

[예정과는 달랐던] 샌프란시스코, 2016년 9월 12일

잠을 설쳐서 신경이 날카로웠던 걸까, 아니면 그저 언제나 있는 여행의 순간일 뿐이었을까.


알카트래즈 투어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늦은 점심으로 먹었던 크램 차우더와 유명하다던 '인 앤 아웃 버거'는 모두 맛이 없었다. 골든 게이트 브리지로 가는 버스 루트가 구글 지도 정보와 달라, 결국 어제 무리한 다리를 이끌고 몇 시간 정도를 걸어가게 되었다. 지도에 원하던 정보가 나오지 않아 길에서 짜증을 부렸다. 여행하다 보면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는 건데. 그 한순간을 못 참았다는 게 오늘 내내 부끄러웠다.


다행히 고생 끝에 본 골든 게이트 브리지는 근사했고, 에어 비앤비 호스트인 H와도 조금 더 친해져서 짧게나마 여러 이야기도 나누었다. 친구까진 아니더라도 여행지의 좋은 추억으로서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헤어졌으면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일은 마지막 날이라 프리패스권 끊고 아무 데나 막 가볼 생각이다. 어딜 가볼까.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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