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 숲소리] 교토, 2017년 5월 5일
중간에 몇 번 깨기는 했지만, 침까지 흘리며 일어났을 정도로 푹 잔 덕분에 괜찮은 기분으로 시작한 아침.
계획보다 조금 더 늦장 부리다가 숙소 밖으로 나가서 처음 보는 맛없는 삼각김밥을 먹고, 다음 일정 같은 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눈길 가는 곳 찾아가 걸어보고, 예정에 없던 구경도 몇 개 하고.
예보보다 훨씬 맑아서, 그만큼 덥긴 했지만 사진은 잘 나왔던 날.
블로그 검색해서 찾은 맛집 근처의, 눈길 가던 스테이크 덮밥집이 제법 괜찮았다. 그리운 '나카우' 체인점을 발견한 탓에 저녁만 2번 먹게 되고. 마무리는 숙소 앞 이자카야에서. 읽을 수 있는 메뉴 한정이기는 했지만(한자는 여전히 어렵다), 일상을 마무리하러 모여든 직장인들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한 잔 하며 하루를 마쳤다.
같은 숙소에 묵은 여행자들과 예전만큼 잘 친해지지 않는다. 몇 년 전의 배낭여행에서처럼 친구가 하나 둘 늘어가는 재미가 그리워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