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FUN에도 떴다
어제였다. 유난히 힘들고 지치는 하루길래 오후 반차를 내고 쉬던 참이었다. 평소랑 달리 브런치 조회수가 제법 많이 나오고 있길래 설마 하는 마음에 메인 화면을 찾아보니, 출근 전에 올렸던 러시아 여행기가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로 올라와 있었다.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떴다. 신난다!
물론 평소보다는 월등히 많았지만, 예전에 봤던 브런치 메인 경험담처럼 조회수가 하루아침에 수천수만 회씩 극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을만한 글이라고 인정받은 느낌이라, 오랜만에 글 잘 썼다고 칭찬받은 것 같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클라이언트에게 받은 금액만큼의 가치가 있는 상품을 내놓는 건 당연한 거였으니까. 프로 시나리오 라이터가 잘 쓰는 건 당연한 거니까. 다 큰 어른들끼리 칭찬을 바라는 것도 유치하니까. 글쓰기가 생업이 된 후로는,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쓴 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말을 꺼낼 때는 보통 잘 썼을 때가 아니라, 어딘가 부족한 부분을 고쳐야 하거나 개발 상의 이슈로 무언가를 덧대고 바꿔야 할 때였다. 일부러 칭찬을 해주기 위해 말을 꺼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회사가 원하는 글만 '생산'해가며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고만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손대지 않았던 브런치에, 지난 여행 중에 써뒀던 일기를 손봐서 하나씩 올려보고 있었다. 자존감을 지키고 싶어서였다고 하면 너무 거창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보잘것없더라도 나만의 글을 가지고 싶었다.
그냥 내 글을 올리고 누군가가 그걸 봐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이 환기되는 기분이었는데,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뜨게 될 줄이야. 아내에게 자랑하니까 나보다 더 신나 하며 계속 써보라고 응원해줬다. 오랜만에 무언가에 들떠 있는 내 표정이 보기 좋았나 보다.
자랑할 거리가 생겨서 즐거웠던 날.
다 큰 어른도 칭찬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