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사랑은 비를 타고

by 유하


첫 곡으로 ‘적란운의 달의 방향’ 듣고 오셨습니다! 몽글한 분위기를 이어갈 오늘 사연 소개해 볼게요. 8601님께서 보내주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23살 여대생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니 추억이 떠올라, 이렇게 사연을 남겨보아요. 저는 작년 기타 동아리에 들었어요. 기타로 연주하고 싶었던 곡도 있고, 졸업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자연스레 같이 밥도 먹고, 어울려 놀면서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졌어요.


하루는 평소처럼 다 같이 놀고 헤어지려는데, 인사만 데면 데면 하던 한 선배가 갑자기 말을 걸더라고요, 같은 방향이니 같이 가자고. 그때 처음으로 그 선배랑 제대로 이야기를 해 본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같이 가다 보니 어느새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라고요. 괜히 그 선배가 신경 쓰이고, 혹시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닐까? 기대하고. 아, 근데 아니었어요. 처음과 별로 달라진 게 없었거든요, 동아리 활동하고 같이 집에 가는 사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래서 저도 그냥 마음을 비웠죠. 근데 그 결론이 아니었나 봐요. 그날, 일이 이상하게 흘러갔거든요.


평소처럼 집에 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근데 선배가 우산이 없대요. 어쩌겠어요, 같이 쓰고 가야죠. 사실 쓸 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요. 마음도 비웠고, 그냥 친한 선배다 생각했는데, 한 우산 아래 있으니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어색하고, 괜히 긴장되고. 뭐, 그렇게 저만 묘하게 느낀 해프닝이었죠. 그날 선배 연락이 따로 오지 않았다면요.


그날 선배가 고마웠는지 카톡이 왔더라고요. 저한테 따로 연락온 건 처음이었는데, 신기하게 대화가 끊기지 않는 거예요. 그렇게 이야기하다 선배가 밥 먹자는 거예요. 그날 고마웠다고, 밥 산다고. 그렇게 밥 먹으러 간 날, 선배가 말하더라고요. 실은 오래도록 좋아했다고. 집 가는 길도, 우산도, 밥도 친해지려고 일부러 그런 거였다고. 아무런 티도 안 내던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말하니 솔직히 당황스럽더라고요.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 기쁘면서도요.


그곳에서 몇 시간을 그 사람의 진심을 전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예상한 것처럼 우리는 연인이 됐어요. 그 사람은 언제나 내가 먼저였고, 처음과 달리 표현도 참 자주 했어요. 그런 그 사람의 모습에 저 또한 빠져들었죠. 매일 밤 '5분만 더, 5분만 더'를 외치며 전화를 붙잡고 있고,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웃음이 났어요. 그때 나눠 쓴 우산이, 그 비가 아니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 보는데요. 그날 비 덕분에, 난 지금 이렇게 행복하구나 싶어서 비를 내려준 하늘에 감사해요.


그 해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내 마음에 들어온 그 사람 덕분에, 제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어요. 물론 올해 여름도 그렇겠죠? 앞으로 오래도록 이 사람과 더욱 행복하고 싶은 이 마음, 함께 응원해 주세요. 그리고 이 여름, 저처럼 강렬한 인연이 여러분에게도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와, 8601님의 사연, 드라마 같은 이야기네요. 뜨거운 여름, 비 오는 날, 사랑을 시작하다. 근데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랑이 그런 것 같아요. 각자 내용은 달라도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다 특별하잖아요? 또 우연과 노력이 만나 연애가 시작되고요. 8601님, 앞으로도 뜨거운 여름처럼, 푸르른 우디향으로 가득한 예쁜 사랑하시길 바라요. 8601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Lauv의 Paris in the rain (https://youtu.be/kOCkne-Bku4?si=-Bww8dWDUAwaFzSE) 띄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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