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건네듯 밤하늘 달에게

by 유하


노래를 듣는 동안 또 다른 사연이 도착했는데요. 이번 사연의 주인공은 9977님입니다. 9977님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사연을 보내는 건 처음이에요. 음, 제가 누군지 아무도 모를 텐데도 제 이야기를 누구한테 하는 건 처음이라... 괜히 긴장이 되네요. 저에게는요, 아주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요, 가장 밝고 찬란했던 시절의 저와 함께 했어요. 아,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 아직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 그런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길 가다가 우연히 너무나도 그 사람과 닮은 사람을 마주치거나 그 사람이 불러줬던 노래를 들으면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나는 거. 이젠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 사람과의 시간도 많이 희미해졌고, 이별했을 때처럼 슬프거나 그립지도 않은데. 그냥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괜스레 그 사람은 잘 살고 있나 궁금하더라고요. 마치 동창처럼 “요즘 걘 뭐하고, 어떻게 지낸대?”라고 묻듯이 말이에요.


물론 직접 물어보진 못하겠지요. 하고 싶다 해도 이젠 번호도 기억나지 않고요. 어쨌든 그 사람의 안부가 떠오른 날이면 밤하늘에 뜬 달이 그 사람인 듯 조심스레 물어봐요. ‘잘 지내지? 오늘 하루도 잘 보냈길, 앞으로도 행복하길.’ 그렇게요.


이렇게 보니 미련 남은 것 같지만 그런 마음은 하나도 없어요. 제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사는 사람이니까. 그냥 그 시절 제가 정말 많이 좋아했으니까, 그때가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그 사람이 자기처럼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달까. 다들 이런 마음 하나쯤은 품고 사는 게 아니겠어요?




네, 9977님의 사연 잘 들었습니다. 연인이란 사이는 정말 묘해요. 그 누구보다 많은 걸 알지만 누구나 알만한 소식을 알 수 없는 사이가 될 수 있단 게. 양날의 검같은 관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연애하는 건 그 사람이 한순간이라도 나의 추억에 남길 바라는 마음은 아닐까요? 9977님의 그 사람처럼, 또 누군가의 추억 속 한 페이지로 존재할 모든 분들을 위해 이 노래 띄어드릴게요. ‘너드커넥션’이 부릅니다,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https://youtu.be/9gr2kaSBFRM?si=U6DRwCHsMz3Ia35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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