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씨는 바지를 붙잡고 고민을 한다. 외출을 해야 되는데 맞는 바지가 없다. 작년까지 어떻게든 입었던 바지가 올해는 다리부터 맞지 않다. 이렇게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이 수두룩하다. 샤워하고 거울을 바라보면 생기 넘치던 내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주부터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든데 도시락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되니까 그거 하나는 편하다. 처음에는 맛이 꽤 괜찮았는데 사실 자주 시켜먹던 배달 음식에 비하면 그다지 맛있지는 않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퇴근하면 맥주에 치킨을 뜯던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 낙을 즐기지 못하니까 삶이 조금 우울하다. 다이어트 성공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걸까? 세상에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많은데 어떻게 참을까?
삶이 고달프다. 먹는 것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사실 내가 다이어트를 결심한 계기가 있다. 얼마 전 지인이 무릎과 허리 수술을 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다이어트랑 무릎, 허리가 무슨 상관이냐 생각하겠지만, 의사 말에 의하면 과체중이 가장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나도 가끔 무릎이 쑤시고, 아침에 일어나 머리 감을 때 상체를 숙이면 허리가 불편하곤 했다. 이런저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런데 그 결심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트레이너와 대화>
상담자: 안녕하세요. 37세 직장인입니다.
트레이너: 안녕하세요. 트레이너 Nick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상담자: 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트레이너: 일단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상담자: 네 괜찮습니다.
트레이너: 하루 일과를 알 수 있을 까요? 그리고 실례지만, 결혼을 하셨나요?
상담자: 아침 7시 30분쯤 일어나 9시까지 출근하고, 12시쯤 점심을 먹고, 6시 넘어 퇴근합니다. 집에 도착하면 7시가 조금 넘네요. 냉장고에 있는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고, 누워서 티브이를 보거나, 핸드폰을 봅니다. 씻고 나면 10시가 다됩니다. 그러다 잠이 듭니다. 결혼은 안 했습니다.
트레이너: 감사합니다. 일주일에 술을 몇 번 드시나요? 다이어트 시작하기 전에 기준으로 말씀해주세요
상담자: 음.. 보통 일주일에 3-4회 정도 마셨습니다. 직장동료와 마시거나, 아니면 혼자 집에서 배달 음식과 같이 먹습니다.
트레이너: 그렇군요. 그럼 지금은 술을 드시지 않나요?
상담자: 네. 일주일 정도 됐습니다.
트레이너: 그럼 체중은 꽤 줄었겠습니다. 그래도 2-3kg 정도는 빠졌을 텐데요.
상담자: 맞습니다. 3kg 정도 빠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분이 많이 좋았습니다. 의욕도 생겼고요. 그런데 일주일은 괜찮았습니다. 이주일 정도 되니까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트레이너: 그렇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제가 많은 상담자 분들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이어트는 평생을 해야 합니다. 급하게 하면 안 됩니다. 강압적으로 해도 안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특정 목표를 가진 분이 아니면 대부분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방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앞서 느낀 공감과 조금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이유는 수많은 정보를 접했기 때문입니다. 벌써 다이어트에 대한 방법, 정보, 실행을 누군가(방송, 책, 유튜브, sns 등) 만들어 놓은 세계관에 나도 모르게 접하고 있습니다. 백지상태가 아니라, 많은 정보가 머릿속에 있는 겁니다. 문제는 경험은 전혀 없습니다. 예컨대, 자전거를 한 번도 타지 않았지만,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어느 정도 이론으로 정보를 접한 상태와 비슷합니다. 저는 많은 상담자 분들이 접한 정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누군가한테 맞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대해 물어보는 대다수 분들은 다이어트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 이런 키워드가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상담자: 잠시만요. 다이어트는 당연히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많이 먹으면 살이 찌니까 적게 먹고, 살을 빼야 하니까 칼로리 소모를 위해 운동을 많이 해야 하죠. 아닌가요?
트레이너: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틀에 내 라이프 스타일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라이프 스타일에 다이어트 방법을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적게 먹어야 한다는 정보 때문에 그것이 강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삼일 식단을 잘 지키다가 하루 한 끼 배달 음식을 먹으면 나 자신한테 자괴감을 느낍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실패로 이어집니다. 사실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상담자: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이때 껏 적게 먹어야 다이어트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트레이너: 예를 들어 볼게요. 왼쪽에는 캔 콜라 한 개와 쿠키 세 조각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아보카도 1/3개, 소고기 안심살 70g, 토마토 반 개, 파프리카 1/3 개 이렇게 있습니다.
5살 아이한테 물어봅니다. "왼쪽과 오른쪽 음식 중에 무엇이 더 많아 보이니?"
아이는 어떻게 대답할까요?
지금 상황을 이해하셨다면, 제가 말씀드려야 하는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설명드릴게요.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5살 아이 머릿속에는 다이어트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런 아이는 오른쪽 음식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각적으로 부피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적다'라는 것은, 수많은 정보를 접한 내가 스스로 내린 잘못된 결정 중 하나가 됩니다. 다이어트를 하면 닭 가슴살을 먹어도 되지만, 치킨을 먹으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대표적입니다.
상담자: 당연히 닭 가슴살을 먹어야 되는 게 아닌가요? 치킨을 칼로리가 높으니까 먹으면 안 되잖아요.
트레이너: 칼로리라는 것은 표시를 편하기 위한 하나에 사회적 합의입니다. 그것을 계산해서 먹는다고 해서 우리 몸이 수학적 결론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여성들은 한 달에 한번 생리를 할 때, 호르몬 분비가 다르게 됩니다. 그럼 그때 칼로리를 똑같이 먹는다고 해서 그것이 옳을까요?
그럼 생리할 때, 호르몬 분비에 따른 대사작용을 계산해야 할까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여러분은 너무 큰 틀 속에 갇혀있습니다. 틀을 깨야만 합니다. 치킨을 먹을 때, 피해야 하는 것은 치킨 그 자체가 아니라, 탄산음료입니다. 치킨을 먹을 때, 간단한 샐러드와 탄산수를 같이 먹는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하게 체중이 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신적 보상은 크게 작용합니다. 다이어트를 성공하려면 칼로리 계산을 하면서 이것 저 것 피할 것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 상담 때는 어떤 음식 먹으면 좋은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