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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찻잔 Oct 02. 2024

나의 익힘의 정도는 얼마만큼일까

흑백요리사에서 건져온 단어

지난주 지인들을 만나고 2개를 금지당했습니다.

- 배속 시청 금지

- 짤로만 시청 금지


파편화된 정보로 대화에 참여하는 도파민 중독자에게 내려진 조치였죠. 이유는 합당하나…. 요새 흑백요리사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어찌하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어쩌긴 뭘 어쩌겠어요. 약속을 지키려고 넷플릭스에 다시 가입했습니다.


갑자기 주어진 휴일.

흑백요리사가 점령했습니다.


사실 전 요리 프로그램은 전혀 보지 않는, 먹방의 재미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맛있는 음식 먹는 거야 너무 좋지만, 굳이 요리하는 모습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지 하면서 먹는 예능이나 경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심사평을 들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익힘.

안성재 셰프의 심사평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처음엔 그저 맛을 표현하는 단어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꾸 들을 때마다 단어의 무게감이 다르더라고요.


익힘의 사전적 정의는 크게 2가지입니다.

1. 고기나 채소, 곡식 따위의 날것에 뜨거운 열을 가하여 그 성질과 맛을 달라지게 하다.
2. 자주 경험하여 능숙하게 하다.


처음엔 1번의 의미로만 들렸다면 점차 2번의 의미로 들리더군요. 자주 경험해 능숙하게 재료를 다룰 줄 아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로요.


배속 시청과 짤 시청 금지를 당하고, 콘텐츠를 온전히 시청하며 단어 하나를 건졌습니다.

익힘을 얻었더니 덜 익힘도 덤으로 얻었네요.

현재 나는 얼마나 익힌 상태일까요?

어떤 건 덜 익고, 어떤 건 오버 쿡이 된 것 같은데…

덜 익힌 건 시간을 들여 노력하고,

오버 쿡이 된 건….. 먹어 없애야 하나..ㅋㅋ

그것 역시 반면교사는 될 테니 잘.. 심폐소생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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