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6|브랜딩은 결심이 아닌 습관

6단계 일관된 실행_게으름과 싸워서 이기기(나를 지속하는 글)

by 유됴이

만약, 직장인인 당신에게 180일의 방학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보내겠는가?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왠지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 떠오르는 듯하다.

방학의 시작, 나의 계획도 꽤 그럴듯했다. 그런데 내게 아주 강력한 상대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나는 게으름에게 속절없이 두들겨 맞았다.


‘아무렴 10시엔 일어나겠지. 그럼 매일 오전 공복 유산소 하면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해야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자격증을 따볼까? OTT 볼 땐 무조건 영어 자막이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은 무조건 완독 한다. 글도 매일매일 써야지. 쉬는 김에 발레 프로필도 찍어볼까? 직무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 세미나도 다니고, 꾸준히 마케팅 저서도 읽으면서 실무 감을 잃지 말아야지!’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았던 방학이었다.

그런데 내게는 오늘 할 일을 미룰 수 있는, 자유로운 내일이 너무도 많았다.





광고는 한 번의 온에어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 날에도, 또 그다음 주에도 계속되어야 기억에 박힌다.

브랜딩도 한 번의 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습관으로 체화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6단계 일관된 실행 “나를 지속하는 글”로 이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 방학의 끝에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기간은 ‘게으름과의 전쟁’이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놓고도, 행동은 생각만큼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하루를 알차게 보낸 후에 오는 자기효능감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겼으면서도 나태하게 보내는 하루가 너무나도 달달해 미칠 지경이었다. ‘인생에 이런 날이 언제 또 오겠니?’ 하는 악마의 속삭임은 언제나 유혹적이었고, 그 달콤한 유혹에 빠질 핑계를 찾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방학이 남긴, 작지만 확실한 변화]

1년에 책 1-2권 읽을까 말까 하던 내가, 방학 동안 17권의 책을 완독 했다. 자기 전 눈 빠지게 쇼츠를 보는 대신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는 내 모습이 이제는 꽤나 자연스럽다.

운동은 직장 다닐 때도 열심히 했지만,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가 합쳐지니 시너지가 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몸이 가벼운 것 같은 요즘이다.

글 쓰는 게 즐거울 거라 생각해 본 적도 없던 내가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고, 시리즈를 완성해 간다. 글쓰기는 더 이상 내게 낯선 세계가 아니다.

나의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데일리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 따뜻한 물 한 모금, 오후 림프 마사지, 자기 전 감정 3가지 기록 등 사소하지만 지속함으로써 나의 삶이 한 층 윤택해졌음을 느낀다. 가까운 미래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킬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 만큼 익숙하다.


[단발성이 아닌 누적의 힘, 습관]

결심은 반짝인다. 그렇지만 잠깐 반짝이는 결심만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 걸 이번에 여실히 깨달았다. 작심삼일 무시할 게 아니었다. 3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도 대단한 거였다. 작심삼일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작심일일이 세 번 요구되었고, 일주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작심삼일을 두 번 하고도 작심일일이 한 번 더 필요했다. 한 달을 하기 위해선 작심삼일을 열 번이나 해야 했다.

의지를 다지는 순간은 반짝이지만, 습관은 무겁게 쌓여 나 다움을 만들어낸다. 브랜딩이란 결국 ‘~다움’을 나타내는 것. 그렇기에 브랜딩을 완성하는 것은 거창한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작은 반복이 만드는 누적의 산물임을. 멋진 날보다 중요한 건, 멋지지 않은 날에도 해내는 꾸준함이었다.

나의 이력에 대해 생각하기 싫은 날에도 자소서를 쓰며 포트폴리오를 고쳐나갔고, 스스로에게 짜증날만큼 글이 써지지 않는 날에도 브런치스토리의 ‘작가의 서랍’을 열었고, 움직이기 힘든 날에도 운동화를 챙겨 헬스장에 도장 찍고 단 15분이라도 사이클을 탔다. 도저히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돈을 써서라도 강제성을 부여해서 습관화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지금의 내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OPIc 시험을 3번 봤다. 덕분에 영문학과 재학 시절 영어 실력이 돌아올랑말랑 한다. 이런 반복과 습관이 쌓여 지속가능한 나를 형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과정 속에서 도움을 받은 습관 형성 어플을 하나 공유하자면 [TickTick]이다.

[나를 지속하는 글, 끝이 아닌 시작]

나는 이제 무언가를 시작할 때 ‘내가 이걸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대단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 오늘의 루틴 하나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 매일 읽고 기록하는 일, 조금씩 하나만이라도 더해가는 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꾸준히 행동으로 증명하는 일을. 그래서 나는 내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살아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래서 Step 6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새 챕터를 여는 도입부다.

이 브런치 북의 완결쯤엔 “결국엔 필자가 대단한 무언가가 되었다!”로 끝나길 기대했던 분들께는 죄송하게도, 「우당탕탕 퍼스널브랜딩 벼락치기」는 거창한 결말로 끝나지 못한다. 아직 내가 나아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을 향해서 말이다.

다음 주의 에필로그를 끝으로 이 시리즈의 글은 멈추겠지만, 나의 여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의 브랜딩은 글 바깥세상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글 속에서보다 더욱 치열하게. 내가 쓴 꿈의 내가 되기 위해서, 나는 글 밖에서 계속 나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돌아와, 이 마침표 뒤를 다시 이어가리라 다짐한다.


브랜딩은 나를 돋보이게 만드는 포장지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구조물이라는 걸 나는 이 여정을 통해 깨달았다. 나를 지속하는 일. 이게 내 퍼스널 브랜딩의 마지막 단계이자, 계속 이어나갈 다음 단계다.


본편을 마무리하며, 이 글에 꼭 맞는 진부한 명언 하나를 마음에 새긴다.


습관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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