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_꿀 같았던 방학을 마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꽤 괜찮은 첫 번째 마침표

by 유됴이

내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사실 우리 가족 눈에나 강아지고 애기지, 14kg이 넘는 진도믹스 중형견은 남들이 보기엔 영락없는 ‘개’다.

그것도 큰 개.


나의 사랑스러운 "개" 홍시


하여튼, 반려인이 되고 나서 문득 깨닫게 된 게 있었다.

댕댕이랑 함께 갈 병원이나 펜션, 식당, 카페 같은 데를 찾다 보면, 후기에 꼭 등장하는 새삼스러운 평가 기준.

바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동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여기 의사쌤은 동물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어 보여요. 비추입니다”

“이 펜션은 댕댕이를 정말 많이 생각해 주는 좋은 공간이에요. 사장님이 강아지 예쁘다고 간식도 주셨어요!”


이 업계는 종종 ‘애정의 농도’로 평판이 나뉘곤 했고, 나도 어느새 그 시류에 자연스럽게 탑승해있었다.

업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애정이, ‘소비자가 선택할지 말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가 되기도 하는 생경하지만 절로 수긍이 가는 세계였다.


그러나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성장가능성이나 수익성 때문에 반려동물 업계를 선택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동물을 좋아하냐 마냐는 업장을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존중받아 마땅할 개인 취향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마법의 한 문장을 떠올리곤 하면, 괜히 올라오던 감정도 스르륵 가라앉았다.


“그래, 그들도 나처럼 그냥 직업인, 직장인일 뿐이지.”


직장인.

출근 전부터 퇴근을 기다리고,

가슴속에 사직서를 항상 품고 있고,

일요일 저녁? 아니 토요일 밤부터 우울해지는..

그런 우리네 모습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모두 이해가 되었다. 그들도 그냥 주어진 일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니까.


종종 우리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였다.

돈을 많이 벌건 유명하건 무슨 일을 하건 간에 그들도 결국 그냥 직업인이고, 소속된 곳의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었다.


직장인이라는 워딩 하나만 대입했을 뿐인데,

모든 걸 보다 합리적인 시선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동시에 마음 한편이 슬퍼졌다.


왜 직업이, 일이 우리에게 그런 존재로만 남았을까?




의사, 변호사, 연예인, 교사 등등....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유독 더 잘 드러나고, 빛나는 직업들이 있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

진실에 마음을 담는 진심,

무대 위에서의 벅찬 눈빛처럼.

애정의 유무가 표가 나는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변을 조금만 더 살펴보면 이런 특수한 직업이나 직종 외에도,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더라도 어느 곳에나 꼭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퇴근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주어진 일을 어떻게 더 잘 해낼까 고민하고, 먼저 움직이고,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

사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결국 어떤 자리에서도 빛이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도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을 그저 어쩔 수 없는 것으로만 치부하고 싶지 않았다.

일 하지 않는 시간만을 진정한 내 삶으로 보기에는 뭔가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잠도 많은 나는, 하루에 빛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


그렇게 이 여정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꿀 같은 방학을 끝내고 힘차게 빛날 준비를 마쳤다.


온전히 나에 대해 사유한다는 것,

내겐 특별하고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책 읽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던 내가, 부단히 읽고 쓰고, 그 글을 공유한 소중한 시간들.


이 끝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런지, 돌아오기는 할런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첫 마침표를 찍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의 여정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그런 충만한 마음뿐이다.



『우당탕탕 퍼스널브랜딩 벼락치기』마침 <3



P.S.

사실, 생업을 잠시 접고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는 대단히 운이 좋은 사람임을 안다.

모든 이가 이런 시간을 갖긴 어렵다는 사실도, 꿈은커녕 생계를 꾸리는 것만으로 벅찬 분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이 잠시 ‘나만의 시간’을 꿈꾸는 작은 계기가 되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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