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세 끼 피자도 괜찮다

이탈리아에서 맛본 조각피자들

by 의미공학자


배낭여행 39일 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다. 이탈리아 음식은 맛있기로 유명한데 피자와 파스타가 대표 주자다. 베네치아에 도착한 첫 날,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아침에 유스호스텔에서 빵과 씨리얼을 먹고 점심에는 햄버거를 먹었다. 저녁 만큼은 나의 내장기관이 빵을 원하지 않을 것 같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볍게 도시를 둘러보며 무엇을 먹을지 살폈다. 시간도 늦고 혼자 무엇을 먹을지 애매한 상황이었다. 나의 뱃속에 양해를 구하며 피자 한 조각으로 저녁을 해결할 참이었다.





피자 가게는 숙소 주인이 알려준 베니스 3대 피자집 중 하나인 곳이다. 마침 숙소 근처에 피자 가게가 있어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들렀다. 맛으로도 소문이 났는지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열되어 있는 피자는 이미 두 끼나 빵으로 배를 채운 나의 기억을 리셋시켰다. 나는 참치와 토마토가 들어간 피자 한쪽을 주문했다. 다시 데워서 콜라와 함께 내 앞에 피자가 나왔다.





맛있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맛본 이탈리안 피자다. 바삭한 도우와 참치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졌고 토마토가 부드러운 맛으로 이끈다. 한입 한입 먹으며 감탄이 나온다. 환상의 궁합 콜라와 함께 내 입 그리고 기억 상실된 나의 뱃속은 행복하다. 피자를 포장해서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인 아저씨는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전기 화덕에 피자를 데우고 포장해서 온님들에게 전달했다.





피자의 종류는 다양했다. 기본 Thin 피자, 페퍼로니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가 보였다. 내가 저녁 시간에 왔으니 낮에 다시 오면 더 많은 종류의 피자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맛있다. 내 입은 자꾸만 그렇게 말했다.





다음 날 나는 다시 피자집에 갔다. 일찍 왔더니 어제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피자가 나를 맞이했다. 역시 손님들이 많았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멈춰 화려한 피자를 보았다. 이번에는 파마산 치즈가 토핑되어 있는 피자를 골랐다. 이번엔 주인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어제 본 아저씨의 부인 같았다. 주인 느낌이 났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다. 아주머니는 내게 매운 것이라고 알려줬다. 나는 마음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괜찮다고 했다. 데워진 피자와 시원한 콜라를 나는 다시 마주했다.





이 피자 정말 맛있다. 어제 맛본 것 보다 더 맛있다. 양파와 고추가 들어가서 적당히 매콤한 맛을 내면서도 윤기가 흐르는 달콤한 피자다. 올리브도 토핑되어 있었는데 상큼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나며 감칠맛이 났다. 나는 또 한입 한입 베어 물어 맛있다는 말을 내뱉었다. 정말 맛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세 끼 피자만 먹어도 문제 없을 것 같다. 사실 나의 내장기관은 밥배와 간식배를 구분하는데 이번엔 예외였다. 이탈리아 피자는 충분히 주식으로 그 맛을 낸다.

피자를 만드는 안쪽 주방에는 두 명의 직원이 있었다. 중간에 진열되어 있는 피자를 확인하더니 부족한 피자를 새롭게 만들기 시작했다. 능숙한 솜씨로 도우를 만들고 토핑를 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화덕에 피자를 넣었다. 다 된 피자 역시 조심스럽게 꺼내지고 먹기 좋게 조각으로 분리되었다.





베네치아를 떠나기 전 나는 다른 피자 맛을 다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 나는 피자집에 또 갔다. 이번에는 고르곤졸라 피자를 맛볼 참이다. 나는 고르곤졸라 피자를 주문하고 다른 피자들을 신나게 구경했다. 예쁘게 토핑된 피자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굉장히 두꺼운 피자도 있었는데 보기만해도 배가 불렀다. 눈과 입이 호강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세 끼 피자도 괜찮다.



페퍼로니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는 생각보다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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