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혼자 여행하는 것

나를 만나는 시간

by 의미공학자


유럽 배낭여행을 하며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만나진 못했다. 내가 본 대부분은 둘 혹은 셋, 또는 여럿이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혼자 왔다가 중간에 동행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내게 물었다.

"혼자 여행하면 어때요?"

나는 대답한다.

"자유로워요. 혼자 뭐 먹을 때는 좀 외롭지만요."

혼자 여행하는 것의 가장 큰 좋은 점은 자유다. 자유롭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먹고 싶은 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혼자 여행하는 걸 더 즐길 수 있다. 혼자 여행할 때 자유롭다는 것을 자주 실감한다. 생각을 많이 하고 내 안의 나와 만나기도 하며 자유롭게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혼자가 어색할 때가 있다. 사람이 많은 레스토랑에 혼자 들어갈 때가 그렇다. 하지만 막상 들어갈 용기를 내서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직원에게 메뉴판을 달라고 하고 천천히 음료와 음식을 고른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관찰하며 눈을 즐겁게 한다.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사람들, 둘만 속삭이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나처럼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처음에만 어색하지 조금 지나면 오히려 즐겁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기 전에 살짝 겁먹었다가 막상 시작하면 할만하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할만하다가 아니라 오히려 재미있다.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내가 이 분위기를 즐기는 자체도 즐겁다.

운 좋게 생음악이 울려 퍼지는 레스토랑에 앉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내 몸이 절로 좌우로 움직이며 내 손은 맥주잔으로 자주 향한다. 함께 건배할 사람은 없지만 이 분위기에 건배를 할 수 있다. 오늘도 잔을 들어 올린다.

Cheers!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하지만 더 중요한 만남은, 내 안에 감추어진 또다른 나를 만나는 것이다. 여행은 밖으로 향한 만큼 다시 안으로 파고 들어오는 작용과 반작용이다. 그네를 타고 더 앞으로 날아오를수록 뒤로 더 멀어지듯이, 우리는 세상으로 더 멀리 나아갈수록 자신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다. 때로는 한번도 마주하지 못했던 색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여행하는 인간> 문요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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