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너
파울러너는 밀맥주 세계 판매 1위의 브랜드이다. 세계맥주 판매점에도 공항에서도 자주 봤던 파울러너의 양조장에 가볼 작정이다. 뮌헨에서 전철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하지만 중심가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진 않다. 건물 자체가 양조장 건물이다. 도착하자마자 그 크기에 감탄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안을 구경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사람들이 없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 아직 영업을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간은 오후 5시다. 내부 구경을 한다. 마치 양조장 박물관같이 되어 있어 재미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주방 앞에 직원이 있다. 지금은 안쪽에 있는 야외 테라스만 운영한다고 안내해준다. 나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일하는 직원들의 표정이 밝다. 여기에서 일하면 이 맛있는 맥주를 매일 일을 마치고 맛볼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또한 세계 밀맥주 판매 1위라는 자부심도 있어 일하는 것이 즐거울 것 같다.
나는 우선 라거 생맥주를 주문했다. 독특한 향이 있는데 은은하면서도 향긋하고 신선한 맛이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향이 진하진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부드럽고 맛이 깊다. 마신 후에 입 안에서 향이 오래 남는다. 내 입에선 '아, 맛있다!'라고 연발하고 있다. 여행의 막바지라서 아쉬운 건지 황홀한 맥주 맛이 아쉬운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 지금 이 순간이.
밀맥주 500cc를 한 잔 주문한다. 밀맥주 세계 판매 1위의 명성답게 맛이 끝내준다. 생(生)으로 마셔서 그런지 맛이 아주 살아있는 느낌이다. 맥주 두 잔을 마시고 나는 일어서지 못했다. 취해서가 아니라 아쉬워서다. 세계 밀맥주 판매 1위를 두고 그냥 가기엔 아쉽다. 나는 밀맥주 한 잔을 더 주문했다. 막 당도한 맥주의 속을 다시 들여다본다.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매우 신선하다. 나는 맥주 두 잔을 이미 마셨음에도 새로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맥주 맛을 음미한다. 맛있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번 여행을 통해 알코올 중독이 된 것은 아닌지. 알코올 중독은 아니더라도 맥주 중독은 맞는 것 같다. 매 끼마다 물 대신 맥주를 마시며 나는 즐거웠고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