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9개국 19개 도시

내가 밟아본 9개국 19개 도시

by 의미공학자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앞에 보이는 젊은 친구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으며 휴대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고 그 옆에 있는 친구는 연신 하품을 해댄다. 기차 칸 앞쪽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다른 한쪽에 앉은 안경 낀 아주머니는 주간지를 집중해서 읽고 있다. 창 밖으로는 풍경이 지나가고 창을 통해서 기차 안으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온다. 기차 안의 풍경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이다. 그런데 나는 그 평범함을 보며 씩 웃고 있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순간을 나는 제대로 선물 받고 있었다. 마치 여행을 마치고 일상의 행복을 다시 찾은 영화 속 주인공 같았다. 영화의 뒷부분에 있는 듯했고 아름다운 결말을 내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적절한 명대사라도 말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생각도 잠시 스쳤다 지나가고 나는 평범한 일상을 즐긴다. 다시 삶이다. 긴 여행을 통해 인생의 기쁨을 또 배웠다. 이제 앞으로 또 삶을 통해 인생의 재미를 느낄 것이다. 이번 여행으로 더 깊어지고 충만해진 나는 앞으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때로는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감사하며 더 많이 웃으며 살고 싶다. 혼자가 아닌 소중한 많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며 즐겁게, 더불어 살고 싶다. 그렇게 살 것이다. 여행을 주도했던 경험은 인생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 용기로 전환된다.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의 말처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대로 사는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자각은 분명 나의 인생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의 마음을 갖게 한다. 여행을 통해 그 자각은 더욱 선명하게 내게 새겨지고 어설프지만 해내는 지휘자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IMG_4182.JPG 45일간 9개국 19개 도시를 여행하며 사용한 유레일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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