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빈도
그런 날이 있다. 괜히 행복에 대해서 더 고민하게 되는 날. 나는 지금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두고 괜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사실 나의 생각과 의지와는 달리 더 빈번하게 행복에 대한 의문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디어에서, 책에서,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행복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그런 날이면 나에게 묻곤 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요즘 들어 책에서 유독 자주 접한 것 같다. 그 내용은 행복에 대한 연구와 지식에 관한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데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걸 하나 꼽으라면 행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거다. 다시 말해 그런 날에 나에게 묻곤 했던 질문이 바뀐 것 같다.
“나는 이미 존재하는
행복한 이유를 잘 바라보고 있나?"
행복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연구 결과나 이론이 아닌 행복의 빈도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크기에 관계없이 얼마나 잦은 빈도로 느끼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행복하게 이어진다. 잦은 빈도로 행복을 느낀다는 말은 행복의 이유를 잘 느끼고 쉽게 찾는다는 뜻이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 사실 이미 우리 삶에 이미 존재하거나 지금 바로 느낄 수 있는, 찾을 수 있는 행복의 이유가 많다. 하지만 느끼지 못하고, 또는 나중에 더 큰 행복을 위해 느끼지 않고 지나친다. 나중에 더 클 행복을 위해 지금 참담한 행복을 축적하고 있다. 동시에 소중한 보통의 행복을 흘려 보낸다.
이 말은 어떤 목표나 목적을 위해 지금 어렵고 힘든 일을 참지 말아야 한다는 뜻과는 다르다. 어차피 삶의 시간은 흐른다. 지금, 여기의 행복할 이유도 함께 찾으며 존재하라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 시간과 함께 흐르며 행복할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 충분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 방법 역시 이미 존재하고 있으니 우리는 작은 실천만 하면 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감사다. 감사는 향기로운 행복이다.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 덴마크,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행복을 충분히 느낄까? 책 『Hygge Life』를 살펴봤다. 물론 덴마크의 복지모델이 큰 역할을 하지만 분명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덴마크의 복지모델이나 그 외의 특징들은 다른 북유럽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크 비킹은 그 비결을 ‘휘게’라고 본다.
휘게(Hygge)는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휘게는 간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 휘게는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분위기와 더 가깝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잠옷을 입고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는 것,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는 것, 여름휴가 기간에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우는 것 모두가 휘게다.
휘게는 일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하는 소소한 것들을 말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것이다. 간소한 물건과 느리고 단순한 삶에서 행복의 이유를 찾고 좋은 사람들끼리 좋은 에너지를 함께 나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긴다. 덴마크 사람들은 이를 형용사 형태로 ‘휘겔리(hyggeligt)’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오늘 정말 휘겔리한 걸!”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비결을 보고 나는 삶에서 소소하지만 휘겔리한 것들을 더 잦은 빈도로 느껴보려는 관심을 기울인다. 이미 내 앞에 내 인생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들에서 더불어, 함께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만끽해 본다. 행복이 주관적이듯이 이 방법이 내가 발견한 행복에 대한 나의 인식과 관심이다.
다시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나는 이미 존재하는 행복한 이유를 잘 바라보고 있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고 여기라고.
* 이미지 출처: 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