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1년간의 도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퇴사했다. 그렇다고 그 일이 요즘 젊은 친구들이 도전하는 스타트업과 같은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교육 회사에서 일하길 원한다. 그곳에서 교육 기획도 해보고 교육 사업도 진행하며 교육에도 직접 참여하고 싶다. 직장 생활 6년간 얻은 큰 수확인 나를 좀 더 알게 된 덕분에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 재미를 느끼고 그에 대한 강점도 갖고 있다. 그리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주위 사람들이 이직에 대해서 말했다. 왜 이직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실 퇴사 전 1년간,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로 이직을 위해 입사 지원을 했었다. 그러나 모두 서류 탈락했다. 내가 걸어온 길은 그 분야와 맞지 않았던 이유가 크다고 나는 생각했다. 즉 전공이 맞지 않았다. 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6년을 일했다. 나는 전공을 바꿔야 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직접 선택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취업이 잘 된다고 해서 이과를 선택했다. 대학 전공 역시 같은 이유로 또한 수능 점수에 맞춰서 진학했다. 누구나 겪는 취업난 속에서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전공에 맞는, 전공 분야에서 큰 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나의 열정은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 나는 사직서에 이렇게 썼다.
"지난 수년간 '이 일이 진정 나의 일인가?'에 스스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는 그 선택들의 합이다. 나는 나의 선택들에 힘겹게 책임을 지고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정직하진 못했다. 나는 더 늦기 전에 나 자신에게 정직해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퇴사했다.
퇴사 후 우선 정해진 것은 학업이었다. 나는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세부 전공은 리더십과 코칭 MBA이다. MBA 경쟁이 치열해져 특별함을 강조하는 MBA 세부 전공이 생겨났다. 나는 나의 강점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 3학기를 맞고 있는 지금 나는 매우 만족한다. 학위를 넘어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사한 다음 달에 난 카페를 인수했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는데 순간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학업을 하는 2년간 생활비를 벌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고 사업을 하기엔 경험이 없었다. 창업이 아닌 카페 인수는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수익을 발생시킬 수단이었다. 사실 나는 4,50대에 내가 직접 강연하며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카페를 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시점이 우연히 앞당겨졌다. 또한 경영대학원에 다니며 실전 경영을 해볼 수 있는 값진 과정이 되었다. 혜택은 또 있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카페에서 코칭을 하고, 강연을 했다. 내가 만든 플랫폼에 나의 비즈니스를 올렸다. 물론 무료 코칭, 무료 강연이었다.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통해 역량향상 훈련을 할 셈이었다. 대학원에서 배운 경영, 리더십, 코칭을 내가 벌린 판에 펼쳤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겼다.
나는 퇴사 전 강사가 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그 당시 강연 열풍이 불어 나의 욕심의 불씨를 더 타오르게 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퇴사 전, 만나고 싶은 강사들을 직접 만나러 다녔다. 그리고 강사양성과정과 같은 유료 교육도 받았다. 퇴사 후 내가 만든 플랫폼에서 나는 강사가 되기 위한 리허설을 매일같이 했다. 덕분에 퇴사 후 1년간의 도전에서 실질적인 성과 중 가장 큰 것을 만들어냈다. 나는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대국민강연오디션'에서 TOP5에 입상했다. 갑자기 된 것은 아니었다. 과정이 중요한 힘이 되었다. 또한 내가 나를 브랜딩한 결과가 큰 역할을 했다. 강사로서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가 없으면 꽝이다. 오디션에서도 그랬다. 나는 의미와 공학을 융합한 의미공학자로서 행복한 자기 발전을 돕는 콘텐츠를 만들고 나를 브랜딩했다.
오디션 입상 덕분에 나는 방송에도 출연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잘 해냈다. 퇴사 후 제주도에서 열린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15분) 프로젝트에 참여에서 얻은 짧은 방송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3분간의 방송 출연이었는데, 오디션 입상 후 얻은 한국직업방송 1시간 방송에 몇십배의 영향을 미쳤다. 오디션에서 입상하고 방송에 출연했다고 해서 스타강사가 되진 않는다. 그리고 스타강사가 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점진적이고 내적으로 탄탄한 성장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성장임을 느꼈기때문이다. 과정의 소중함을 중시 여기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생각했다. 강사가 되는 것은 큰 비전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생각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든 생각이지만, 강의나 강연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반짝이는 성장이 아닌 진정한 성장을 해내는 것이었다.
한국직업방송 '창직리포트-직업의 발견' 출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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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나는 어떤 성과를 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었다. 그런데 나는 퇴사하는 시점에서 나에게 2년간의 방학을 선물했다. 내가 선물이라고 하고선 그 선물을 누리기 위한 강압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과정의 의미를 다시 마음에 새겼다. 모두 값진 경험인 것이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하는 방학을 맞을까. 아마 시간이 많이 흐른 후일 것이다.
나는 요즘 누구나의 로망인 카페를 운영해보고 있고, 자유로운 프리랜서도 경험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인 교육 일을 연결 사업으로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방학 2년째인 올해 여름방학에는 대학생 때 가보지 못한 유럽 배낭여행도 갈 것이다. 자유롭게 원하는 일을 할 것이다. 무조건 성과를 내야만 하는 강압은 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 강사가 되는 것을 우선순위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남은 방학 기간 중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도전의 우선 순위가 선별되었다. 1순위는 내 생의 첫 책 출간이다. 이제 막 원고 집필을 마치고 출판사와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글치 공학도가 세상에 내놓는 졸작이지만, 의미 있는 첫 책이고 큰 성장이 될 것이다.
나에게 퇴사 후 1년간의 도전은, 도전에 대한 욕심으로 시작해서 선별된 도전으로 가고 있다. 나는 자기계발 전문가로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성장에 필요하지만 너무 큰 그것을 피하기 위해 고민한 의사결정의 방법도 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여기에 추가한 항목이 있는데, 바로 도전인지 욕심인지 구별하라는 것이다. 이어서 질문이 따라온다. 도전과 욕심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고민을 하던 시기에 한 교수님께 이 질문을 드렸다. 나는 명쾌한 답을 얻었다. 교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쥐뿔도 없으면 욕심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