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의미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다. 여행을 생각하면 호기심이 생기고 모험심이 생기고 마음의 쉼이 이미 생기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와 언어, 그리고 반복되는 것이 아닌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직장인은 여름휴가 계획으로 더운 여름, 바쁜 업무를 소화하기도 한다. 학생 역시 방학에 떠날 배낭여행을 생각하며 기대에 마음이 들뜨기도 한다. 혹은 우리는 일상에서 가까운 장소에 가는 것을 여행으로 여기며 즐기기도 한다.
인생은 여행이다라는 말은 가끔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 준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것 역시 여행의 일부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여행에 대한 말 중에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찾는 것"
- 마르셀 프루스트 -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눈을 찾는다. 새로운 장소에 가서 나와 다른 사람이 다른 문화를 갖고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느낀다. 여행을 통해 얻은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낀다. “이렇게 세상은 넓구나.” 내 안의 내면이 무한히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새로운 눈은 정말로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알기 위해서 먼저 필요한 것이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느냐는 새로운 눈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도 새로운 눈을 찾게 되면 어렵고 힘들었던 일이 작아지기도한다. 우리는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다.
해외여행은 우리의 시야를 더 크게 확장시켜준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고 그들 나름의 열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힘이 난다. 나는 스물두 살 때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봤다. 그 전까지 비행기 한 번 타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해군에 입대하며 배를 타고 해외에 가보게 되었다.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이어지는 후반기 교육에서 1등으로 수료하면 큰 배를 태워준다고 했다. 군대에 가서 공부를 하는 친구들은 없었다. 나는 운 좋게 큰 배에 탔고, 그 배는 해외 순항훈련이 예정된 배였다. 해군사관생도 4학년을 위한 순항훈련과 함께 국위선양, 각종 훈련을 훈련 기간 동안 수행한다. 나는 그 행운을 젊은 시절에 경험했다. 처음 해외에 나갈 때의 그 설렘과 떨림은 대단했다. 나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 땅에서 다른 문화를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처음 본다는 것은 정말 황홀한 설렘이었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눈을 찾게 된다는 것의 의미를 그때 처음 느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에게 2년간의 방학을 마련한 지금, 나는 계속 여행 중이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며 나는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늘 안정을 꿈꾸고 안정을 위해 불안해하고 불안한 계획을 세우곤 했다. 하지만 “안정은 없다. 욕심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이 모든 게 배움이고 경험이고 삶이라는 여행의 여정이다. 이런 생각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자유를 주는 다른 요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건 내 안에 있다.
회사를 그만두면 보통 여행을 먼저 떠난다. 나는 회사를 그만둔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긴 여행은 아직 떠나지 못했다. 그 여행을 이번 여름에 떠난다. 대학원 3학기를 마치고 맞이하는 여름방학인 7월에 나는 한 달간 배낭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계획하는 지금 정말 기쁘고 설렌다. 이렇게 길게 여행을 가 본적도 오랜만이고, 앞으로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독일과 동유럽 나라들에 갈 것이다. 유럽의 역사와 함께 여행을 즐기고 오고 싶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나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빅터 프랭클 박사를 만나고 올 예정이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간 강제수용소에서의 삶을 나는 간접적으로 느끼고 올 것이다. 그의 체험이 담긴 책과 함께 간접 경험의 깊이를 더 깊게 하고 싶다.
강제수용소에서 귀도라는 사람도 만날 것인데, 귀도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이다. 그 역시 어린 아들과 함께 강제수용소에 끌려가며 아들 조수아를 위해 당시 상황이 게임이라며 아들을 달랜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귀도는 아름답게 보여준다. 얼마 전 영화관에서 재개봉해서 나는 다시 그 감동을 느끼고 왔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나는 그를 만난다. 그곳에서 의미공학자인 나는 의미치료법인 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 박사, 조수아의 아버지 귀도와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의 청년과 철학자가 대화하듯 의미공학자가 프랭클 박사 그리고 귀도와 주고받는 이야기를 나는 글로 쓸 예정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정과 내가 느낀 점을 글로 남기고 나는 본격적으로 재취업과 대학원 졸업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나는 퇴사 시점에서의 계획대로 다시 조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험 많으신 인생 선배님들이 그러셨다. "2년간 자유를 맛보고 다시 조직 생활할 수 있겠어?" 애정이 담긴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힘을 낸다.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2년간 열심히 성장한 과정과 노력, 내공, 내성, 그리고 휴식을 바탕으로 나는 다시 도전할 것이다. 주위에 좋은 분들을 더 많이 만나게 돼서 참 기쁘다. 힘든 일이 있다면 그 분들께 마음을 나누며 다시 조직을 경험할 것이다. 조직에서 동기부여에 대한 실전경험을 더 하고, 리더를 준비하며 리더십에 대한 실전 경험을 축적해 나갈 것이다. 나는 회사를 그만둘 때도 지금도 우선 하나만 생각한다. 나는 아직 젊다.
여행을 계획하는 것은 정말 신이 나는 과정이다. 여행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설렌다. 인생이라는 여행도 즐겁게 계획하고 오늘 그리고 지금을 즐긴다면 여행의 즐거움을 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계획했던 오늘의 여행을 즐겨야겠다. 지금 이 여행에서의 만남을, 경험을, 기쁨을, 행복을, 사랑을 나는 더 깊이 느끼고 싶다.
“나는 절대 돈이나 권력에 의해서 동기부여를 받지 않는다. 내게 동기를 제공하는 건 그저 눈부시게 빛나는 하루다. 그러한 매일매일이다." - 폴스미스 자서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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