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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Apr 05. 2016

입사 후 5년, 내가 얻은 것은?

통째로 사라진 것만 같은 5년에 멈춰 서서


4학년까지 다닌 대학 학부의 4년은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 입사 후 5년이 흘렀는데 5년이 통째로 사라진 느낌이다. 물론 대학생 시절에는 휴학도 하고, 남학생의 경우 군대에 다녀오고,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괜히 억울한 생각이 든다. 나의 소중한 청춘의 시절이 너무 급하게 흘러간 것만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의 두뇌 속에서 프레임을 찍는 셔터 스피트가 느려져서 시간이 빠르게 느껴진다는 말을 믿고 애써 서글픈 내 마음을 달래 본다. 서른이 넘어서는 나이를 '패키지'로 먹는 것 같다. 서른 이후로는 서른 하나, 서른둘과 같은 구분이 왠지 무색해지고 어느덧 무뎌진다. 그리고 눈을 뜨니 나이가 한 뭉텅이 들어 있다. 내 마음과는 다르게 빠르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을 나는 붙잡을 수 없었다. 잠시 멈추고 싶은 마음에 주말에 회사에 나가지 않고 카페에 앉아 세 시간을 보냈다. 나는 '입사 후 5년, 내가 얻은 것은?'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며 시간을 내 몸으로 막아내었다. 그리고 나니 시간이 조금은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다. 마음도 편안해졌다. 정리는 인생에서 중요한 테마이다. 시간을 내서 흘러가는 시간을 잠시 막아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입사 후 5년,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입사 후 5년 내가 얻은 것은?

오늘은 입사 5주년이다. 5년. 꽤 긴 기간이다. 그리고 사회초년생으로서 회사에 입사해서 회사에 적응하는,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또한 역량개발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 등의 의미가 담긴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입사 후 3년, 5년 동안 배운 것으로 평생 먹고 산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뜻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나고 나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대학 4년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물론 군대, 휴학의 시간이 있었지만 정말 길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입사 후 4년, 5년은 그에 비하면 너무나도 훌쩍 지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5년 동안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정말 많은 경험을 했고 얻은 것도 많고 느끼고 깨달은 것도 많다. 함축적으로 표현한다면 가장 중요한 관점에서 나 자신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연차 별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면, 우선 1년 차에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여느 누구와 같이 큰 포부와 두려움을 갖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새롭게 경험하는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름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초기 단계였다. ‘사명서’라고 하는 다짐을 직접 써보며 의지를 확고히 했었다. 특별한 멘토나 존경할만한 대상을 한 번에 찾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나의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설정한 방향은 다양한 사람들 각자의 장점들을 배우고 나만의 Skill로 체계화시켜서 Multi-player가 되는 것이었다. 분석을 잘하는 사람, 보고서를 잘 만드는 사람, 말을 잘하고 발표 능력이 뛰어난 사람, 대인관계에 있어 친화력이 우수한 사람 등을 만나며 각자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 나의 장점인 성실함과 열정적인 자세를 더해서 나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1년 차 나의 의미 설계 비전은 다음과 같다.      


‘건설적인 계획과 생산적인 일 그리고 열정적인 실행’     


지금까지도 실천하고 있는 멋진 실행문 구이다. 이렇게 1년 차를 보내고 2년 차를 맞이하였다. 2년 차. 말은 2년 차이지만 부서에 배치받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얼떨결에 차수만 2년 차가 되었다. 1년 차에는 방향과 목표 설정, 자세를 확립하는 시기였다고 하면, 2년 차는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과정에서 방향이나 목표, 자세 등을 구체화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험하며 공부하고 노력하며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학습을 하게 되면서 당연하게 나타나는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함께 나타나는 현상은 초기의 두려움이 점차 시련으로 바뀌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실전 업무에 대한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더 큰 Order를 해내고 더 높은 기대치에 충족시켜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본인은 아직도 잘 모르는 것들 많고 큰일을 감당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련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낸다.


업무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함께 맞닥뜨려야 하는 것은 큰 Order와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의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다. 이를테면 상사의 지시와 요구에 대한 업무적인 부하와 이로 인한 관계상의 부담감이다. 그 과정을 잘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것도 그때의 감당해야 할 몫이다. 2년 차, 나의 의미 설계 비전은 이것이었고, 덕분에 2년 차를 잘 보낼 수 있었다.      


‘요동치지 않는 내 마음의 오케스트라’


3년 차가 시작되었다. 3이라는 숫자는 이제 조금은 안정감이 들게 느껴지는 숫자인 것 같다. 1, 2년 차는 신입사원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3년 차는 이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나가는 시작 단계라고 느껴지기 때문인 듯하다. 이처럼 3년 차에 들어서면 업무적으로는 자신의 방향과 주장, 전문성 등의 것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3년 차 매너리즘이라고 하는 시련 또한 함께 온다. 이때의 시련은 그동안 일을 열심히 해왔는데, 사회초년생이라, 신입사원이라 당연하게 열심히 희생하며 일을 해오고 있는데, 과연 인생에 있어서 일이 전부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행착오 없는 깨달음은 쉽지 않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일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점인 것 같다. 또한 인생의 의미 역시 함께 고민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로 다가온다.  


업무적으로는 이제 어느 정도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되고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하지만 그 보다 먼저 현재 나의 삶이 어떤가, 나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질풍 ‘노동’의 시기에 겪는 제2의 사춘기라고 표현하고 싶다. 동기들과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으며 좋은 충고를 받아들이고 싶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자신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있어야 마음이 더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3년 차 의미 설계 비전은 인생에 대한 것이었다.      

‘인생이란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내가 그리고 나의 이웃과 함께 느끼는 희로애락이 아닐까?’   


나름대로 정의해 본 인생의 의미와 함께 계속해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리고 관련된 책이나 인생 선배의 조건 등이 마음속 깊숙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4년 차를 맞이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회사와 나의 인생, 나의 삶, 나의 가치관, 내가 잘하는 것, 보완할 점 등 고민하던 카테고리에 있어 자신만의 정리를 해나가게 된다. 물론 업무적으로는 조금 더 안정적이게 된다. 안정적이라는 것은 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완벽한 안정은 없다. 사실 연차가 올라갈수록 더 어렵고 힘든 일이 따르게 된다. 다만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배우고 느끼고 본인의 노력으로 성장한 역량에 의해 잘 해 낼 수 있는 마음가짐과 능력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 업무의 Speed와 Skill이 생기고, 전문성이 생기며 어려운 일에 대한 내성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4년 차의 안정감은 각자의 마음에 생기게 된다. 4년 차의 의미 설계 비전은 이제 어떤 것이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는 어떻게를 구하고 아는 것보다는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5년 차의 빼놓을 수 없는 기뻤던 순간은 첫 승진의 순간이었다. 이미 경험한 군대에서의 진급과 비교를 해보면 엄연히 다르다. 군대에서는 일정 기간만 되어 결격 사유만 없으면 진급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일정 기간이 되어도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고, 노력해서 기준에 부합하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첫 승진이라 기억에 많이 남고 정말 기뻤다.


6년 차를 맞이하면서 사회 초년의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지금 쓰고 있는 글의 상당 부분은 작년부터 느낀 것들이다. 돌아보면서 정리를 하면서 새롭게 느끼게 되는 것들도 있고 한편으로 좋은 점은 무엇인가 잘 채워진 기분이 든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서 잘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의미 있는 움직임의 시작 단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깊게 고민하면서 오히려 얻는 깨달음은 인생을 조금 내려놓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봤을 때, 결과적으로 깨달음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원동력은 의미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값진 결과물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다. 인생에 있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줄 알고, 무엇이 뛰어나고, 무엇이 부족한지 잘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에 한 교수님께서 A4 용지를 꺼내서 자신의 장, 단점을 10개씩 써보라고 했다. 몇 개 적기는 했지만 제대로 적을 수 없었던 것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이제는 잘 안다. 차이점은 경험의 차이이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대학 시절에는 나를 돌아보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5년 차는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삶의 현장에서 항상 삶의 주인공이며 매 순간 자신의 업에서 위대한 거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자신해야 한다.’


입사 후 5년, 거창한 것을 얻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난 나의 삶에 있어서 앞으로 잘 살기 위한 값진 깨달음을 얻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글을 써보며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지만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의 마음속 보물을 얻었다. 나의 인생에 있어 이러한 깨달음은 순간을 계속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를 여러 번 경험하며 깨닫고 또 깨달을 것이다. 내 삶의 순간순간을 살아 숨 쉬며 느끼고 즐기자. 인생의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      


Post Script. 엔지니어로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잘 이겨냈다. 지방생활의 어려움, 현장과 함께 해야 하는 개선활동, 쉽게 풀리지 않는 고질 결함, 갈수록 높게 요구하는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들, 밤낮없이 현장에 붙어 끈질기게 노력해야 하는 역할, 가끔은 위험할 수도 있는 작업, 내 잘못이 아닌 결과물에도 듣게 되는 꾸지람 등등. 5년 동안 고생 많았다. 수고했어. 토닥토닥.




*이미지 출처: 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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