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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독일의 피렌체에 오르다

드레스덴의 성모 성당에 올라서

by 의미공학자


드레스덴은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린다. 그만큼 아름다운 도시이다. 사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더욱 아름다웠다고 한다. ‘강건왕’이라고 불린 아우구스트는 17세기에 화려한 건물로 도시가 더욱 빛나도록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과 영국 공군으로부터 받은 집중포화로 드레스덴은 정말 쑥대밭으로 변했다. 21세기에 들어서야 옛 모습을 되찾았다.


1939년에 독일이 소련과 상호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 뒤 폴란드를 침공해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폴란드의 항복 후 1940년 독일은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프랑스를 침공해 2개월 만에 파리를 점령했다. 하지만 마지막 연합군인 섬나라 영국이 끝까지 항전했다. 히틀러는 물자 조달을 위해 1941년 동맹국인 소련을 침공했고 미국이 참전하면서 독일은 영국, 소련, 미국을 홀로 상대하는 상황이 되었다. 1945년 2월 연합군의 드레스덴 폭격으로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고 한다.



관광지를 걷다 보니 엽서에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드레스덴 모습이 보인다. 참혹한 그 모습에서 다시 이렇게 복원한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예전에는 어땠을지 잠시 상상을 해본다. 시내를 걷다가 드레스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길 마음먹는다. 성모 교회(Frauenkirche)라는 곳은 96m의 중앙 돔이 있는 교회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가면 두오모 성당이 있고 그 위에 오르면 아름다운 피렌체의 광경을 볼 수 있듯이 성모 교회에 오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왼쪽에 높이 솟은 건물이 96m 높이의 성모교회이다


4년 전 피렌체에 갔을 때는 패키지여행이라 두오모 성당에는 오르지 못했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두오모에 못 오른 것이 많이 아쉬웠다. 주인공 준세이와 아오이를 만나고 싶었다. 언젠가 다시 가면 꼭 오르고 싶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의 아쉬움을 독일의 피렌체에서 달래 본다. 나는 성모 교회의 전망대에 오른다. 두오모 성당이 그렇듯 엘리베이터가 없을 줄 알았는데 승강기가 있다.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독일의 피렌체에 오른다. 승강기에서 내려 중앙 돔으로 향한다. 역시 빼어난 풍경을 보기는 쉽지 않나 보다. 한참을 더 올라가서야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의 시가지가 모두 보인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아기자기한 빨간 지붕의 집들, 웅장한 건물들, 유유히 흐르는 엘베강, 파란 하늘 모두가 조화롭다. 괜히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한참을 감상했다. 드레스덴의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아름다운 드레스덴을 감상한다.



드레스덴의 화려한 시가지는 강건왕 아우구스트에 의해 건설되었다. 그는 낭비와 사치가 심하고 전형적인 난봉꾼이었다고 한다. 궁전들은 모두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었고 드레스덴에 그의 사치는 집중되었다고 한다. 집착과 같은 아우구스트의 애정과 사치가 결과적으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잠시 그 당시의 배경을 상상하며 눈을 감는다. 마치 그때 살았던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 것 같다. 강건왕을 위해 많은 인력들이 동원되었을 것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시간은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다시 눈을 떠서 독일의 피렌체 드레스덴을 바라본다. 여전히 눈이 부시다.


낮보다 밤이 더 눈부시다는 드레스덴, 야경이 기대된다. 드레스덴에서 서머타임의 늦은 밤을 기다려 본다.


* 관광 정보 참고서적 : <프렌즈 독일> 중앙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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