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위스의 숲
일주일간 유럽 숲 교육 연수에 참가한다. 독일의 숲 유치원과 자연학교를 방문해서 교육을 체험한다. 스텝으로 참가하며 연수도 받는 값진 기회에 감사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글로 소개하는 것은 안 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본 자연과 느낀 점을 글로 남기는 것은 가능하다. 연수이지만 여행으로 이어가 본다.
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프라이부르크의 숲 유치원과 자연학교, 스위스의 자연학교를 방문했다. 첫째 날은 슈투트가르트의 작은 시골마을의 오래된 호텔에서 묵었다. 산장같이 생긴 호텔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신선한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슈투트가르트 자연학교에서 자연학교 설립자 미하엘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칸트와 페스탈로치 이야기로 시작한 철학적 바탕이 교육의 근간을 이루었고 이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철학으로 자연교육을 하고 있는 멋진 교육자였다. 그의 열정에 감동했고 그가 왜 이러한 열정을 보이는지도 설명해줘서 감동적이었다. 그는 진정으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나아가 자연과 지구를 위해 교육에 임하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관점이 아주 큰 영역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프라이부르크와 스위스 자연학교를 방문하며 유럽에서는 자연을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는지 배웠다. 나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이번 연수가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아챘다. 사실 나는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아서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으로 볼 때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물론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며 교육시킬 때 또 다르겠지만, 분명 이번 연수가 긍정적 관점 변화를 이끌었다고 그때 회상할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에서는 '흑림'이라고 하는 숲에 갔는데 이름부터 이상적이었다. 독일어 뜻으로 Schwarzwald라고 하는데 뜻은 '검은 숲'이다. 전체 면적은 6,009제곱 킬로미터에 달라는 산맥이다. 나무가 울창해서 숲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검은 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거대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니 온몸이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다.
숲 유치원과 자연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보며 자연에서의 교육을 체험한다. 나는 자연에 가서 좋았고 새로운 관점에서 교육 방식을 체험할 수 있어 감사했다. 나는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자연에 가는 날로 정하고 자연에 간다. 일주일간 나는 유럽의 자연을, 여러 곳을 방문한다. 정말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교육 방식의 큰 그림을 전문가를 통해서 들었고 숲 유치원을 만들고 20여 년 이상 숲 유치원에서 교육을 해온 선생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독일의 숲 유치원은 시작된 지 20년 이상 되었는데 처음에는 흔치 않았지만 이제는 매우 보편화되어 일반적이 되었다고 한다. 숲 유치원과 자연학교에서는 자연에서, 자연을 통해 많은 것을 교육한다. 사실 교육이라고 하지만 내가 체험한 대부분의 교육은 ‘놀이’였다. 아이들이 정말 흥미를 갖고 자율적으로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과정들이었다.
독일의 숲을 가며 든 생각은 우리나라의 숲의 환경은 사실 더 환상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자연휴양림은 정말 끝내준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서 자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더 보민 해볼 생각이다. 자연에 가는 것만으로도 힐링이고 휴식이 되지만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이 보였다. 유럽의 숲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나름의 소감을 적어본다. 이번 여행에서 하나의 새로운 눈을 얻었다. 값진 경험을 이어간다. 이번에 느낀 많은 것들이 있는데 가장 큰 한 가지를 꼽으라면 ‘기다림’이다. 아이들은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고 또 그러길 원한다. 어른들이 섣불리 개입하면 아이는 멈춘다. 어른들의 방향으로 아이가 간다. 숲 유치원과 자연학교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이 부분을 강조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이건 어른이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에 나는 다시 집중한다. 내가 그래 왔던 어른으로서 그래 왔던 건 없는지 돌아본다. ‘기다림’이라는 선물을 받아서 여행을 계속 이어가 본다.
* 숲속으로 피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