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독일에서 100년 된 카페의 커피맛
프랑크푸르트 Waker's kaffee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일주일간의 유럽 숲교육 연수에 Staff으로 참가하기 위해서다. 일을 하면서도 유럽 숲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 덕분에 짧게 있을 수도 있었던 독일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했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도 다시 만났다. 독일에 온 첫 날 짧게 둘러보았던 프랑크푸르트에 대한 정보를 다른 도시를 여행하며 얻었다. 100년이 넘은 카페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고 했고 내가 올라가보지 못한 마인타워에 꼭 올라가 봐야 한다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첫날 겉으로만 봤던 괴테 하우스에도 들어가볼 작정이다.
드레스덴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온 다음 날 아침 나는 그 카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찾은 프랑크푸르트의 아침은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금융맨들이 많은 프랑크푸르트의 출근길에는 높은 빌딩사이를 지나는 멋진 신사들이 많이 보인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고대하던 그 카페 앞에 선다. ‘Waker's kaffee’라는 작은 가게이다. 간판에는 1914라는 숫자가 있었는데 1914년에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지금이 2016년이니 정확하게 102년이 되었다. 100년이 넘은 카페의 커피맛은 어떨까. 기대감에 나의 미각은 설렜다.
나는 Kaffee와 capuccino 두 잔, 그리고 크로와상을 주문했다. 커피가 나오는 사이 주인의 동의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카페에는 다양한 종류의 원두와 커피로 만든 초콜릿이 가득했다.
원두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구입하는 사람도 많다.
주문한 커피와 빵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커피맛을 본다. 내가 한국에서 작은 동네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커피맛에 더 기대가 컸다. 커피맛은 끝내줬다. Kaffee는 물의 양이 적은데도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진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산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굉장히 조화로운 맛이었는데 가볍지 않으면서도 바디감이 깊이 묻어나면서도 쓰지 않은 맛이었다. 오히려 달지 않은데 달콤한 느낌마저 들었다. capuccino는 부드러웠다. 크로와상과 함께 먹으니 빵과 함께 녹는 듯했다. 촉촉한 크로와상은 빵 위에 뿌려진 분당과 함께 구워진 아몬드가 고소한 맛을 은은하게 더해줬다.
커피맛을 음미하느라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가 고개를 들어 카페를 둘러본다. 작은 카페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아침 일찍 간 덕분에 Bar 안이 직접 보이는 곳에 앉았다. 좁은 Bar 안에서 두 명이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계속해서 들리는 소리 “당케 쉔” 주인은 감사의 말을 잊지 않는다. 커피 머신은 2그룹짜리로 크지 않은데 손님이 많아 원두를 미리 갈아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템핑을 해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작은 Bar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든다.
계속 오는 손님들을 위해 나는 커피를 마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가 들어 있는 초콜릿을 하나 구입한 후 카페 밖으로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숨을 들리켠다. 카페 안에 퍼져있는 커피향이 정말 좋다. 아쉬운 마음에 카페 밖에서 카페를 한참 바라봤다. 잠깐 보는 것보다 오래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것을 볼 때 조금 떨어져서 한참 바라보길 좋아한다. 그러면 재미있게도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여행에서는 이게 더 재미있다. 카페 밖 풍경은 새로운 것을 보여줬다.
카페 밖 풍경. 1914년에 만들어진 Waker's kaffee
카페 안에서 커피를 받아서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행복해보였다. 어떤이는 밖에도 자리가 없어 커피잔을 들고 건너편에서 서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그 풍경이 너무다도 자연스럽다.
커피 한 잔, 아니 두 잔의 여유와 카페 분위기에 취해 그리고 그 덕분에 여행의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다. 100년을 넘게 이어온 커피맛을 맛보게 돼서 영광이다. 그 맛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앞으로 갈 나라인 오스트리아 빈에는 300년 전통의 카페가 있다고 한다. 그 맛은 또 어떨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