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아우토반을 달리다

유럽에서 운전해보는 경험

by 의미공학자


45일간의 동유럽 배낭여행 중이다. 그런데 아직 첫 나라 독일에 머물고 있다. 일주일간의 유럽 연수에 스텝으로 참가하며 독일을 더 느끼고 있다. 스텝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해야 한다. 덕분에 나는 말로만 듣던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렸다. 독일의 아우토반은 어떨까. 아우토반이 유명한 이유는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과거에 자동차도 광고했었던 아우토반(Autobahn)의 의미는 '자동차 도로'이다. 즉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데 1932년 쾰른과 본 사이를 왕래하는 최초의 아우토반 완공 이후 3,000km의 고속도로망이 건설되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공공사업으로써 아우토반을 건설했다고 한다. 현재는 통일된 국토에 총연장 1만 1,000km의 길이가 아우토반이다.


속도 무제한이라는 말에 약간의 흥분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우토반 전체가 속도 무제한은 아니다. 일부 구간은 제한속도가 있다. 내가 렌트한 차는 9인승 승합차인 덕분에 속도를 많이 내긴 어려웠다. 그리고 안전하게 연수 참가자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아우토반에서 고속주행 체험은 일찌감찌 접어두었다. 아우토반의 모습은 우리나라 고속도로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많은 차들로 정체되는 구간도 있었고 종종 추월하는 스포츠카도 있었지만 대부분 시속 120km에서 140km까지만 주행했다. 내 차 역시 최대 시속 140km까지만 달렸다. 별다른 건 없었지만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려본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시내에서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출구가 많아서 아주 수월하게 아우토반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독일은 아우토반의 통행료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진입하면 된다. 세금에 포함되어 통행료는 별로로 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수훨하게 접근할 수 있고 운영될 수 있는 것 같다. 스위스에서는 별도의 통행권을 구입해서 차량에 부착했는데 통행권이 1년짜리 티켓이다. 한 번 사면 일 년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렌터카이면 1년간 무료로 이용해도 된다. 아쉽게도 우리 팀은 스위스를 한 번 방문하는 길에 사서 한 번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유럽에서 만난 친구 ford

렌트 차량이 수동변속기인 소위 ‘스틱’ 차량이었는데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20대 초반에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 해본 수동변속 이외에는 계속해서 오토 차량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이번 연수 전에 한국의 운전면허학원에서 3일간 2시간씩 스틱 트럭 일반 연수를 받고 왔다. 기초를 쌓긴 했지만 실전에서의 떨림이 있었던 덕분에 몇 번 시동을 꺼먹었다. 시간이 지나며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릴 친구와 조금씩 가까워졌다.



연수가 진행되고 주행거리를 늘려가며 동시에 나의 스틱 운전 실력도 향상되었다. 나는 아우토반을 안전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다. 이번 연수에서 나는 총 1,170km를 달렸다. 정말 긴 거리다. 독일의 도시를 왔다 갔다가 하고 스위스 취리히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출발점인 프랑크푸르트까지 돌아왔으니 말이다. 안전하게 끝까지 잘 달려준 나의 흰색 Ford 승합차에게 감사한다. 정말 큰 사고 없이 연수를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덕분에 아우토반도 달려보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나는 다시 튼튼한 내 다리를 믿고 여행을 이어간다.


나와 함께 유럽 1,170km를 달린 친구 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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