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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프라이부르크의 수로

독일의 서남쪽 작은 도시, 프라이부르크

by 의미공학자


프라이부르크에 도착한 토요일이다. 오전에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시내 관광 시간이 주어졌다.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돌아볼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대학원까지 교육학을 공부했던 과장님께서 안내를 해주셨다. 프라이부르크에 오래 계셔서 그런지 정말 가이드보다 더 안내를 잘 해주셨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이 있었는데 바로 프라이부르크의 수로이다. 시내 어딜가도 흐르는 수로가 있다. 도로의 양 끝에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수로를 볼 수 있다.



이 수로는 ‘배클레’라고 하는데 13세기경 목조 건물이 대부분이었던 환경에서 화재의 조기 진압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소방용수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도심의 기온을 낮추는 효과로 탄소 에너지 배출을 줄여준다고 한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세계의 다른 여러 도시들에서 프라이부르크를 방문한다 사실도 놀랍다.



이 수로에서 아이들이 배를 갖고 놀기도 하고, 지나가던 사람이 손을 씻기도 한다. 수로를 보고 있는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이 든다. 도시를 더 시원하고 분위기 있게 만든다. 이 수로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데 외지인인 베클레에 빠지면 프라이부르크 시민과 결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러 빠지면 안 되고 우연하게 빠져야 한다. 함께 연수를 진행한 과장님은 우연하게 수로 빠졌다고 한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과장님은 독일인과 결혼을 하셨다.



도시의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예쁜 건물 사진도 찍고 거리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다. 프라이부르크는 대학 도시이다. 도시의 곳곳 건물들이 대학 수업을 진행하는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리고 여행 안 연수에서 교육의 교육 방식을 간접체험하고 있다. 나는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과장님께 여쭤봤다. 질문 몇 개를 하고 듣자 우리나라의 교육방식과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우선 대학에서는 상대평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했고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었는지 평가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이 두 학기 연속으로 나오면 학교를 그만둬야 한단다. 그래서 독일 학생들은 단기간에 점수를 얻기 위해 공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신을 위해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열심히 한다고 한다. 또한 기업에서는 당연히 학점뿐만이 아니라 지원자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유치원 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독일에서 참 많은 점을 느끼고 배운다.



대성당 쪽으로 가는 길에 거리 공연을 한다. 주말이라 현지인도 많고 관광객도 꽤 많다. 결혼식을 올리는 남녀도 보인다.


시청사 건물. 주말에는 여기에서 결혼하는 커플이 많다.
아이를 태운 아빠가 흥겹게 몸을 흔든다.


프라이부르크 대성당 앞에 선다. 1200년부터 300년 넘는 긴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지금은 보수 공사 중이었다.



저녁에 잠시 나와서 해질녘의 프라이부르크 풍경을 감상한다. 천천히 산책을 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함께 연수에 참가한 한국의 유치원 원장님들께서 잘 챙겨주신다. 덕분에 그리웠던 한국 음식도 잔뜩 먹었다. 삶의 지혜와 연륜의 노련함을 전해주시는 어른들로부터 많이 배운다. 연수 기간 내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배우는 것들이 많아서 좋다. 여행 중 이런 행운이 있다니! 감사, 감사, 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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