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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i Jun 06. 2023

도대체 장을 몇 번이나 보는 건지...

포인트도 잘 모이지요

 캐나다에서는 외식이 쉽지 않다. 우선 유학생 가족이 자주 외식을 하기에는 그 가격이 너무 비싸고(텍스 13%에 팁까지 붙는데 요즘 기본 팁 세팅이 15% 이상이다), 생각보다 음식들이 입맛에 잘 맞지도 않는다. 그래서 거의 집에서 모든 메뉴를 만들어 먹고 있다. 아침, 저녁은 당연히 만들고 점심은 도시락을 싸니 사실 세끼를 다 내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식재료가 정말 많이 필요하고 그 식재료도 생각보다 빨리 줄어든다. 한국에서는 소금을 오래돼서 버리면 버렸지 다 써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벌써 소금을 10개월 만에 두 번이나 리필을 했다.


정말 채소의 종류가 다양하다. 고르는 재미가 있는!!


그러다 보니 여기에 와서 진짜 귀찮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장보기이다. 처음에는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면 그 나라 그로서리 마켓을 구경하는 것을 워낙 즐겨하기도 했고 그 나라의 식문화를 알 수 있기도 하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다양한 채소, 과일, 공산품까지 고르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껏 먹고살았던 그 맛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새로운 재료를 사도 그것을 다시 잘 먹어지지는 않았다. 한번 먹어봤으니 됐다 이러면서 다시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만 사게 되었다.

결국은 한식이다. 캐나다에는 한식이 인기가 워낙 많고 한국인이 많이 살다 보니 월마트나 코스트코에 가도 고추장, 김치, 간장 같은 한식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라면은 그 종류가 정말 많고.. 특이한 건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정말 많아서 우리나라에 없는 다양한 맛의 불닭볶음면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인기 있는 제품들은 동네 그로서리 마켓에서 볼 수 있지만 한국인들만 먹는 식재료들은 한국 마트나 중국 마트에 가야 살 수 있다. 런던 한국 마트가 정말 작고 위치적으로도 우리 집에서 멀다 보니 가까운 중국 마트를 애용했는데 자주 가던 중국 마트가 최근에 문을 닫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한 달에 한두 번은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다른 도시의 큰 한국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한식도 사 먹고 온다. 그 마트 이름도 무려 '갤. 러. 리. 아'. 진짜 나에게는 여기 있는 한식 재료들이 압구정에 있는 갤러리아의 명품들처럼 찾기 힘드니 명품관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ㅎㅎ 고기도 한식 조리법에 맞게 소분되어 있어서 활용도가 높아서 한 번 갈 때 2주

한국 마트에 다녀온 날.. 냉장고 정리 너무 귀찮다

치 재료들은 사 오는 듯하다. 아이들 학교에 보낼 한국 스낵들도 많이 사고.. 사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스낵류를 많이 먹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바로 사 먹을 수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여기에서 더 한국 제품을 많이 사는 것 같다.


한국 제품을 사 온다고 해도 로컬 장을 안 봐도 되는 건 아니다. 고기류는 로컬 마트가 더 저렴하기에 고기도 사야 하고 자주 사야 하는 우유, 달걀, 캐나다 스낵류, 과일 등등은 또 따로 장을 봐야 한다. 이러다 보면 일주일에 3~4일은 장을 보게 되고 이제는 장보기의 달인이 되어 필요한 것만 딱딱 사 오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코스트코에서 볼 장, 로컬 마트에서 볼 장(로컬 마트들도 할인률이 달라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장을 본다는..), 한국 마트에서 볼 장 따로 목록을 작성해서 장을 보고 있다.


 아침에 눈뜨면 현관 앞에 와있던 마켓 컬리 박스를 뜯던 그날 진짜 그리운 요즘이다. 여기도 그로서리 마켓 배달이 물론 있다. 그런데 배달비가 너무 비싸서 쉽게 배달을 시켜지지가 않는다. 여하튼 여기에 와서 장보기는 나의 큰 일과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즐겁게 계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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