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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i Jan 19. 2023

다시 학원.

까짓것 다시 가자..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동안에 다시 원래 학교로 가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사립학교이다 보니 다시 들어가려면 지원을 해야 했고 인원이 오버되면 추첨까지 해야겠다.

캐나다에서 한국 학교로 전화해서 지원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더니.. 생각보다 지원이 많을 듯 하다해서 추첨 날 학교에 가야 할 듯했다. 우리는 한국으로 가기 전 미국 여행을 하고 돌아가려 했는데 추첨 때문에 여행 일정을 이틀 정도 줄여야 했고, 비행기 날짜 변경으로 추가 금액까지 지불을 하게 되었다. 

학교 걱정으로 미국 여행도 편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알차게 LA 관광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막상 우리 아이들 학년은 지원자가 넘치지 않아 그냥 바로 입학이 가능하다고 했다. 뭐.. 여행을 줄인 보람은 없었지만 다행히 학교에 재 입학을 할 수 있었다.




밴쿠버에서의 꿈같은 6개월을 보내고 한국으로 오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여러 학원들의 입학 테스트를 잡는 것이었다. 영어를 학교에서 한다지만 유지를 위해서는 학원 수업이 필요할 것 같아 영어 학원도 예약하고 수학은 그동안 못했으니 예약하고, 국어도 소홀했으니 논술 학원도 예약하고.. 6개월 밖에 안 쉬었으면서 무슨 이런 오버를 한 건지.. 그냥 그땐 마음이 불안했던 것 같다. 한국 아이들은 그 기간 동안 수학 선행도 막 나갔을 것 같고 고학년이 되니 영어 문법도 시작했을 것 같고.. 우리 아이들은 신나게 놀기만 해서 다시 그 페이스를 따라잡을까 걱정도 되고... 그러면서 6개월 놀다 온 게 너무 행복했지만 독이 된 건 아닌가도 싶고.. 


큰 아이는 한국에서 5학년이 되었는데 이제 곧 중학교에 간다는 것이 나를 더 불안하게 했다. 그래서 다시 한국 학교에 와서 두 아이 모두 학교 임원도 되고 수업도 잘하고 학원도 충실히 다니고 그랬지만, 아이들도 나도 밴쿠버에서의 시간을 정말 그리워했고 이렇게 빡빡한 학원 스케줄을 소화하며 공부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 속에서 어쩔 수 없는 날들이 지속되었다. 


자꾸만 머릿속에 캐나다 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경쟁을 그리 즐기지를 않고 두 세 학년을 앞선 선행은 잘 맞지가 않았다. 높은 시험 점수를 받는 것보다는 끊임없는 칭찬 속에 친구들과 다 같이 윈윈 하는 수업을 더 좋아했다. 나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는데 목적을 두고, 경쟁을 즐기는 아이라면 한국 교육이 괜찮다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그런데 그것이 모든 아이들에게 다 잘 맞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차라리 접해보지 않았으면 모르겠지만 캐나다에서 아이들에게 잘 맞는 수업을 들어보니 더 이런 마음이 커진 듯하다. 


하루는 큰 아이가 이런 얘길 했다.


"캐나다에서는 수학 시간에 피곤해서 집중을 못하면 선생님께서 나가서 운동장을 뛰고 오라고 했어. 그래서 나가서 뛰고 오면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집중을 할 수 있었어. 그런데 한국에서는 선생님께 혼나서 기분이 더 안 좋아져"


어느 아이들은 혼나지 않기 위해 더 집중하고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아니었다. 그냥 그 혼나는 게 억울하고 더 공부가 하기 싫어질 뿐.. 그래서 아이가 더 긍정적이고 편히 공부를 해야 한다면 캐나다 학교가 더 잘 맞겠다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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