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ji Feb 23. 2023

슬기로운 캐나다 초등 생활 1

아이들의 학교 배정

온타리오주의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입학 전 영어 시험을 봐야 한다. (다른 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밴쿠버 학교 입학 전에는 따로 영어 시험을 보지는 않았었다. ESL이 없는 시골 동네의 학교로 가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이들이 어려서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고등학생이든 초등학생이든 ESL 과정이 필요한 학생이라면 그 과정이 있는 학교로 배정을 받아야 하고 아이에 맞는 레벨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꾸준히 영어에 노출이 되어서인지 ESL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결과를 받았고 학교를 선택함에 있어 조금 편해지게 되었다. ESL 수업을 듣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차근차근 아이의 수준에 맞게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성적을 받는 것도 일반 영어 수업을 듣는 것보다는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ESL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결과를 받았을 때 그래도 ESL로 진행되지 않는 다른 과목들을 들을 때 이해는 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느껴졌을 뿐.. 그리고 덕분에 고등학교 진학 시 ESL이 개설되어 있는 학교로 한정되지 않고 어느 학교나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편안함? 




보통 학교 배정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근거리 배정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집이 런던 북쪽에 신규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TO가 있는 조금은 먼 학교로 배정받게 되었다. 덕분에 아이들은 외국 영화에서나 보던 노란 예쁜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부터 걸어서 학교를 다녀본 적이 거의 없는 우리 아이들.. 너희의 운명인가 보다. ( TMI 하나 하자면 런던 지역은 점점 인구가 늘고 있어, 북쪽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새로운 집이 지어지고 있다. 런던 지역이 점차 넓어짐에 따라 학교수가 부족하게 되어 학교도 새로 지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신규 지역에 이사 온 아이들의 경우 근거리에 학교가 꽉 찬 상태라 일부 근거리로 학교 배정이 안되고 있다. ) 

학교 간 첫날 담임 선생님께서 딸아이를 반 아이들에게 소개해주고 계신다.


 첫날, 캐나다 학교 경험이 있다고 해도 이 학교는 처음이라 아이들은 엄청남 긴장과 걱정 속에 등교를 했고 첫날은 우리 부부가 함께 가서 함께 기다려 주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첫날부터 학교를 정말 즐거워했고 5개월이 다 돼 가는 지금은 처음보다 더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단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학년이 높아지다 보니 배우는 과목도 많아지고 공부량도 많아졌다는 것. 특히 졸업반인 8학년 아들은 거의 매일 숙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엄마 눈에는 한국 과제에 비하면 양도 적고 힘도 덜 드는 걸로 보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Western University와 붙어있는 학교라 부모들이 거의 대부분 이 학교에 유학을 온 학생들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여러 국적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한국 아이들이 전교에 어린 아이 한 명과 우리 아이들이 전부였다. 사실 한국인이 북쪽 지역을 선호해서 한국인이 많은 학교에는 한 반에 2~3명도 있다는데 이 학교에는 동양인의 수가 매우 적은 편이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조금 염려가 되었는데 오히려 학교에서 한국어를 쓸 기회가 없고 영어만 쓰다 보니 영어가 조금 더 빠르게 늘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한 국적의 아이들이 몰려있는 게 아니다 보니 다양한 문화를 알게 되기도 했고 특정 인종끼리 무리 지어 다니는 것도 볼 수 없어 좋은 것 같았다. 그리고 여러 나라가 처한 상황도 자연스레 알게 되고, 다른 문화를 서로 존중할 줄 아는 마음도 배우고 있다.


Open Class Day~ 아이들의 교실은 참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친구들도 친절하고 선생님도 신경을 많이 써주셔선지 아이들은 학교에 정말 빨리 적응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마다 몸으로 함께 노니 더 빨리 친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 학교 적응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가장 큰 산을 쉽게 넘은 듯해서 정말 다행이고 아이들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이제 한 학기밖에 남지 않은 큰 아이의 이곳에서의 초등 생활이 벌써 아쉽게 느껴진다. 처음 갔었던 그 설렘을 기억하며 남은 학기 이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 가족은 운동을 좋아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