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직장과 꿈

네 꿈이 뭐야?

by 유로소


나의 첫 장래희망은 의사였다. 의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도 아직도 생각이 난다. 부모님이 아프면 고쳐드리고 싶어서. 이유가 뭐가 되었든,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생 때는 딱히 장래희망, 꿈같은 건 없었다. 그래도 좋아했던 것은 예체능계열이었는데, 미술, 체육, 글쓰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나름 어렸을 때 글쓰기로 교내에서 상도 많이 받아보고 미술사생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아 본 경력자이다. 하하. 꿈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일찌감치 내가 되고 싶었던 것들은 포기하고 최대한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만을 하고 살았다. 가령 학원을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를 하고, 대학도 대학원도 부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기엔 내가 가진 환경은 너무나 열약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나에게 꿈은 사치이고 그저 내가 가진 인풋에 대비에 최대한의 아웃풋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꿈이 되어버렸다. 글을 쓰면서 다시 체감하지만 정말 꿈이라는 단어는 당시 나에겐 엄청난 사치품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원을 졸업해 한국에 돌아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한 직장에 꾸준히 있지 못하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어렸을 적 경험하지 못해 늘 결핍이었던 내가 원하는 진로와 꿈,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간이 남들보다는 많았다.


어느덧 사회생활 5년 차, 내가 깨달은 바는 회사에서는 나의 자아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자아를 맘껏 실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은 극소수 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에겐 가장 좋은 조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보다 멘털이 약하고 마음이 강인하지 않은 편이라 심한 경쟁 속에서 내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작은 기업이지만 좋은 분들과 웃으면서 일하며 지내고 있다. 물론, 회사가 좋은 일만 있진 않지만 그래도 단점보다는 나의 장점을 많이 봐주시는 분들과 함께 일하니 자신감도 자존감도 나날이 상승 중이다. 많은 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내 한 몸 건사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그럼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건 뭘까? 앞으로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글에는 힘이 있다. 정말 강력한 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글이 그런 강력한 힘이 되어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드리고 싶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친구와 카페에서 진로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좋아하는 것을 종이에 적어보고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시간이 빨리 가고 몰입이 잘 되는지를 적어보라고 권유를 받았는데, 그 이후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몰입하며 즐기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글이 타인에게 좋은 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많은 위로와 용기를 준다. 진심을 담은 글일수록 더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 독자분들도 아실 거라 믿는다. 30대에 아무것도 되지 못한 나는 세상에 기준에는 한 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나의 글 속에서는 시련에 꿋꿋이 맞서며 살아온 용기 있고 담대한 멋진 여성이 된다. 나의 실패도 시련도 나의 글 속의 한 페이지일 뿐 엔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면 다시금 살아갈 용기도 생긴다. 이렇듯 내가 나에게 받은 위로를 여러분들에게도 드릴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단 몇 분이라도 계신다면 내 꿈은 이루어진 것이리라.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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