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 때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놀러 오는 경우가 있다. 말 그대로 가족도 없고 오래된 친구도 없는 낯선 곳에서 오랜 기간 혼자 있다가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다. 스스로 더 편한 모습으로 더 나다운 모습으로 꾸밈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떤 안전함을 느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헤어질 때가 다가오고 다시 혼자가 되면 항상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굉장히 편한 무방비 상태로 널브러져 있다가 다시 주섬 주섬 옷을 차려입고 단정하고 바르게 앉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다시 어떤 경계 태세를 갖추고 단단히 장비를 갖추고 이 세상을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 다시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하고, 느껴지는 감정들을 스스로 모두 책임지고 컨트롤 해야하고, 내 삶을 온전히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그래서 자유롭지만 또 그래서 무거운, 그런 상태가 느껴진다.
이 상태를 핸들하기는 꽤나 어렵지만 조금씩 조금씩 방법을 터득해가고 있다. 이렇게 조금씩 또 한 번 성장해가고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감정을 지금 이 시기에 느낄 수 있는 것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나의 해외살이 그리고 독립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