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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얻은 에너지

용기, 정화

by 유진

발리는 내게 참 특별한 곳이다. 단순히 여행지를 넘어서는 곳. 3년 전 나는 퇴사를 한 후 발리로 향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고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채로. 그렇게 내게 발리는 선택이자 결심이었고, 용기, 도전이었다. 낯섦과 새로움 그 자체였고 말 그대로 무한한 자유였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발리에 갔다. 발리는 모든 게 그대로였다. 어딜 가나 느껴지는 차낭사리의 향과 발리니즈 사람들의 기도, 친환경적인 음식과 물건, 다양한 신들의 형상, 에너지를 믿는 사람들이 나누는 요가와 그 너머의 것들, 그것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그 안에서 무한히 연결되는 사람들, 자율적으로 어디서든 일하는 사람들과 그 자유로움까지. 그때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을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 발리에서 이 모든 것들을 감각하며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날 때면 꼭 요가원에 갔다. 에어컨 없이 자연 바람을 느끼며 하는 발리에서의 요가를 나는 정말이지 사랑한다. 이 아름다운 섬의 에너지 덕분일까, 발리에서 요가를 하면 몸과 마음을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일치시켜 두는 현존이 더 쉬웠다. 개운하게 몸과 마음을 풀어낸 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시간들.


발리에만 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생긴다. 무엇이든지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일까, 3년 전 발리에서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발리에서 균형 잡힌 몸과 마음이 그런 용기를 주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내가 그렇게 믿는 것일까. 그래서 이곳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소중하다. 발리를 떠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마음속에 언제나 간직할 것이다.


방황하고 길을 잃고 용기가 없을 때,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은 어떤 건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지금 내게 필요한 에너지는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발리. 이번에도 발리에서 정말 값진 시간을 보냈다. 그저 그 모든 시간들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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