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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빙은 왜 앱스토어에서
항상 '꼴등'일까?

지극히 주관적인 서비스 리뷰 [동영상 플랫폼]

by 권보스


[동영상 플랫폼편]
국내 OTT 플랫폼인 티빙(Tving), 옥수수(oksusu), 푹(pooq), 왓챠 플레이(Watcha play)와 국외 플랫폼인 넷플릭스(Netflix)를 차례대로 다룰 예정이다. 직접 사용해본 애플리케이션을 기준으로 플랫폼을 선정했으며, 넷플릭스 이후 추가적으로 몇 가지 플랫폼을 더 다뤄볼 수도 있다. (훌루라던가...)


티빙을 다루기 전에...

OTT 시장에 대한 자그마한 이야기


OTT(Over the Top)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구글링만 해도 'TV 광고를 대체하는 OTT 광고', '20대들의 주요 미디어 시청 수단인 OTT' 등의 관련 자료가 몇십 페이지에 걸쳐 쏟아져 나온다. 자칭 '미디어' 기업들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고 외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불과 10여 년 전, 안테나를 맞춰가며 DMB로 방송을 보던 시대나 토요일 밤 예능을 본방 사수하기 위해 뛰어가던 모습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 사이 굉장한 변화를 맞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OTT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OTT를 이용한 사람은 36.1%며, 주 5일 이상 이용한 이용자는 약 31%에 달한다.(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나만 해도 넷플릭스, 옥수수, 티빙, 왓챠가 핸드폰에 깔려있고 매일 한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니... 그만큼 OTT라는 동영상 플랫폼은 우리의 일상에서 뺄 수 없는 서비스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매일 이용해도 불편함 없는 매끈한 서비스 사용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업자들은 이러한 요구를 개선에 반영하며 사용자의 No.1 플랫폼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흐름은 마치 교통카드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티켓 > 선불카드 > 후불카드의 순으로 진화해왔듯이 OTT 서비스도 사용자의 편의와 즐거움(?) 증진을 위해 꾸준히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하게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동영상 플랫폼들은 어느 정도의 버전(ver.)까지 향상되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CJ ENM의 티빙을 첫 번째 주자로 파해쳐본다. 우리의 티빙은 어떤 사용성을 지녔는지, CJ는 이 플랫폼을 통해 어떤 비즈니스 목표를 이뤄내려고 하는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CJ는 일 안하나?

"짜증나는데 TvN 때문에 본다!"

(앱스토어 리뷰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CJ... 저는 사랑합니다)


내용은 욕으로, 별점은 5점으로 ㅋㅋ

아이폰을 쓰기 때문에 앱스토어(App Store)를 기준으로 평가와 리뷰를 살펴봤다.(구글 플레이 데이터가 더 많겠지만 안드로이드를 새로 살 순 없으니...)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옥수수, 푹 등 국내외 OTT 애플리케이션 중 티빙은 5점 만점에 1.8점(2,310개의 평가)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푹 : 2.1점 (3,801개의 평가)

옥수수 : 2.9점 (1,430개의 평가)

넷플릭스: 3.0점 (2,880개의 평가)

왓챠 플레이: 4.6점 (39,300개의 평가)


이렇게 부정적인 평과 리뷰에도 여전히 많은 사용자(2018.01 기준 MAU(monthly active user): 약 86만 명)가 티빙을 이용하는 이유는 서비스보다는 '콘텐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료, 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최근 가장 '핫'한 CJ ENM의 프로그램들(TvN, Olive, OCN 등)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소위 '충성 고객'을 만들었고, 사용성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에도 불구하고 앱을 계속 사용하게 하는 명분이 되기도 했다. 즉, CJ의 콘텐츠력 덕분에 만들어진 로열티가 티빙을 유지시킨 원동력이 된 것이다.

앱스토어 내 티빙의 버전 기록

하지만 최근에는 'CJ ENM 콘텐츠'라는 약발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티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OTT 플랫폼도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그 방송 중 TvN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티빙의 잦은 버퍼링 문제와 늦은 업데이트 속도 때문에 돈을 좀 더 주고서라도 다른 플랫폼의 월정액을 결제해 ENM 콘텐츠를 시청하겠다는 사용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티빙은 기존의 충성 고객과 콘텐츠의 힘만 믿는 나태함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좋은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과 다르게, 또 더 편하게 사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이를 서비스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들(?)도 이를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앱스토어에서 가장 VOC가 많았던 '가로모드'가 추가됐고, 몇 년간 버그 수정에만 그쳤던 버전 업그레이드가 '앱 안정화와 기타 사용성 개선'을 포함하면서 (이제야...) 진정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내년('19)에는 영화/방송/음악/키즈 등 5가지의 카테고리로 티빙 서비스를 재구성하면서 전면적인 UI도 개선할 것이라고도 한다. (OTT 플랫폼에 음악 카테고리가 추가되는 것은 신선하다. 엠넷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뚜렷한 개선의 필요성을 실무에서도 인지하고, 그 필요성에 맞게 꾸준히 개선하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당연한 것이지만... 조직이란...(이하 생략)


바뀔 앱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다루고, 본론으로 돌아가 티빙 서비스를 좀 더 들여다보자.



티빙 파해쳐보기 01

과연 사용자를 위한 플랫폼일까?


티빙 홈화면 상단 부분


티빙 모바일 앱에 접속하면 위와 같은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 짙은 회색 바탕에 카루셀(옆으로 슬라이드 되는 방식)형 콘텐츠 리스트. 다른 OTT 플랫폼과 크게 다를 것 없다. 다만 최근에는 화려하거나 독특하게 차별화된 디자인 대신 흰색 배경에 서비스의 핵심만 직관적으로 선보이는 UI(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몇 년 전 시그니처 디자인을 버리고 색상을 최소화한 디자인을 도입했다.)를 사용하는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사실 개인적으로 현재 티빙의 GUI는 맘에 들지 않는다. 뭔가 만들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넷플릭스의 색상과 분위기를 따라하기만 한 것 같기도 하다. 이상하리만큼 큰 텍스트 크기, 오탈자, 얕은 카테고리 depth 등은 과연 이 서비스가 정교하게 기획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이런 디테일은 잠시 접어두고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홈 화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볼까 한다.


01. 충실한 비즈니스의 반영 ㅣ 티빙 홈 화면에는 광고 영역 바로 밑에 '라이브' 구역이 배치된다. 이 라이브 구역은 또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서 상단은 ENM 콘텐츠를, 하단은 기타 방송 콘텐츠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가장 먼저 시각적으로 접하는 구역이 'ENM의 라이브 방송'인 것에서 결국 이들의 핵심 Sales point는 CJ ENM의 콘텐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ENM의 라이브 방송을 상단에 위치한다고 해서 사용자가 이를 더 매력적으로, 또는 더 편하다고 생각할까?

02. 부족한 개인화 ㅣ 홈 화면에서 아래로 스크롤하면 다시 보기/이어 보기/정주행 채널 등을 볼 수 있다. 넷플릭스처럼 '내가 찜한 콘텐츠'나 '시청 중인 콘텐츠'를 상단에 배치하지 않은 것은 '개인화'가 티빙의 주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앱스토어 리뷰 중에서도 '이어 보기'가 하단에 위치해서 불편하다는 VOC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나도 '찜/좋아요'한 콘텐츠 목록을 홈에서 바로 볼 수 없어서 성가시다고 느꼈다.) 사용자가 '좋아요'한 프로그램 하나를 찾기 위해 'GNB* > 마이페이지 > 좋아요 목록'의 과정을 매번 거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을까?
*GNB(Global Navigation Bar) : 사이트 최상위 전체 공통 내비게이션. 메인 메뉴, 대분류 메뉴, 전체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공통 메뉴바


티빙 홈 화면 하단 부분
03. 말뿐인 큐레이션? ㅣ 홈 화면의 하단에는 추천 콘텐츠 위주로 배치되어 있다. 'OOO님이 좋아할 것 같아요' 구역은 사용자의 시청 이력을 바탕으로 VOD를 추천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그 외의 추천들은 사용자 맞춤형이라기 보단 인기 클립이나 최근 이슈가 되는 콘텐츠 위주로 제공된다.

사실 국내 대부분의 OTT의 사용자들은 특정 콘텐츠를 보겠다고 생각하고 앱에 들어오거나, 자주 보는 프로그램만을 시청하는 패턴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나 왓챠 플레이처럼 큐레이션 서비스가 활성화될 필요성은 비교적 적다. 하지만 추천 구역이 티빙 홈 화면의 반절을 차지한다면... 좀 더 영리하게 이 구역들을 활성화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저 공간을 VOD 다시보기나 실시간 방송이 더 부각되도록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티빙의 PC앱(애플리케이션 설치가 따로 필요 없는 모바일 최적화 사이트)을 보면 모바일 앱과 또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경 색, 텍스트(폰트, 크기), 카테고리 배치에서 차이가 나고 각각이 시각적으로나 사용성 측면에서나 훨씬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런 PC 앱을 기준으로 모바일 앱도 차츰 변화시킬 예정인 듯하다. 모바일 앱에는 숨겨져 있던 매거진(공들여서 만들었지만 숨겨놓고만 있던...)이 홈 화면에 배치되었고 'TV 클립' 구역도 방송사/제작사를 택해서 쉽게 볼 수 있게 구성해놓았다. 티빙 PC와 PC 앱은 상당히 고민하고 만든 흔적이 보인다. 그 기세로 모바일도 하루빨리 더 좋은 모습으로 탈바꿈하길.


티빙의 PC앱 홈 화면



티빙 파해쳐보기 02

내가 원했던 결과가 아닌데...


사실 시놉 페이지(영상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화면)는 다른 OTT 서비스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버퍼링이 심하게 걸린다는 것 이외에는 플레이어도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기능들은 다 갖추고 있다. 그래서 시놉 페이지 외에 실제로 내가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포인트를 이야기할까 한다.


첫 번째는 검색 기능이다.

한창 <응답하라 1994>가 다시 보고 싶어지면서 티빙에서 검색을 한 적이 있다. 분명 1994를 검색했는데 결과는 1988이 먼저 나왔다. <응답하라 1994>로 묶인 카테고리도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다시보기' 메뉴에 들어가서 스크롤을 한참 내려 1화를 찾아내야 했다. 이후 <방구석 1열>을 찾을 때도 똑같았다.


다른 OTT 서비스는 어떨지 보기 위해 옥수수에서 <응답하라 1994>를 검색해봤다. 옥수수에서는 정확한 결과값이 제시되었다. 또한, 전체 영상 리스트가 결과 페이지에 모두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리즈로 묶여서 보여졌다. 사용자가 '검색'이라는 기능을 사용할 땐 옥수수가 티빙보다 더 편하다고 느낄 것이 분명했다.


티빙 검색 결과 화면과 '옥수수' 결과 화면


두 번째는 정주행 채널이다.

가끔 TV 프로그램에서 한 방송의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연달아서 보여줄 때가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보는 것을 '정주행'이라고 하는데 티빙도 ENM의 콘텐츠를 정주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모바일 앱을 통한 OTT 시청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TV는 채널을 돌리다가 마땅히 볼 것이 없을 때 정주행하는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보기 좋지만 OTT는 주로 사용자들이 보고 싶은 시리즈, 회차, 세부 장면들을 '선택'해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티빙의 정주행 채널은 과연 누구를 위한 서비스일까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정주행 채널은 라이브 메뉴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용권을 구입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무료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이는 해당 서비스가 새로운 이용객의 유치라는 뚜렷한 기획 의도 하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한다. 일반적으로 월정액 사용자들은 VOD를 통해 원하는 회차부터 시청하지 정주행 채널을 통해 랜덤한 위치부터 방송을 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주행 채널은 효과적으로 기획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을까?


객관적인 지표는 없지만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OTT는 TV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은 TV처럼 늘어져서 한없이 보기 위해, 또는 적막을 없애기 위해 틀어놓는 것이 아니다. 보통은 어디론가 이동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잠깐씩 시청한다. 이런 시청 패턴에는 정주행 채널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티빙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획한 시도는 높게 평가하지만 그 결과가 효과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티빙 파해쳐보기 03

#픽클ㅣ좋은 의도 but 사용성은?


티빙에는 '픽클'이라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있다. 그 이름(Pick Clips)처럼 VOD 영상보다는 '클립 영상' 위주로 시청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사용자는 개개인이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장르를 태그(#) 기능을 통해 선택하고, 짤막하게 구성된 관련 영상들을 제공받는다. 클립을 중심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나름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티빙의 노력이 엿보인다.


픽클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UI는 홈 화면이나 시놉 페이지와 사뭇 차이가 난다. PC 앱처럼 하얀 배경을 사용했고 폰트와 텍스트도 다르다. 그래서 앱 안의 또 다른 앱인 듯한 느낌을 준다. 아직까지는 앱 전체의 통일성 있는 기획과 디자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와 같이 세부적인 디자인은 제쳐두고 픽클의 사용성 측면에서 조금 더 살펴보자.


픽클의 홈 화면


01. 알기 힘든 픽클의 의도 ㅣ 일단 픽클에 들어가면 혼란스럽다. 몇 번 탐색하고 나면 익숙해져서 어떤 서비스인지, 어떤 구조인지 인지하겠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이건 도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실 나는 픽클이라는 이름도 곰곰이 생각해보고 나서야 Pick과 Clips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비스에 대한 어떠한 소개나 안내가 없어 픽클이 '요즘 인기 있는 클립 영상, 사용자가 좋아하는 클립 등을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을 한 번에 파악하기 힘들다.

02. 픽클에 갇혔다 ㅣ 티빙 사용자 중 몇 명이나 픽클을 사용할지 궁금하다. 그도 그럴 것이 픽클에서 구독하는 브랜드나 ' 좋아요'한 클립들은 모두 픽클 내에서만 볼 수 있다. 그리고 애초에 픽클 이용을 유도하는 트리거(trigger)도 없다. 사용자가 알아서 픽클이라는 메뉴에 들어가서 몇 번 사용해보다가 계속 이용을 하거나, 픽클을 '클립 영상 아카이빙용으로 이용하겠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기껏 만든 좋은 서비스를 꽁꽁 숨겨두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홈 화면에서 GNB 메뉴에 들어가지 않고도 픽클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예를 들어 왼쪽으로 스와이프 했을 때 픽클이 나온다던가...)를 만들어주거나, 마이페이지에서 사용자가 pick한 클립들도 볼 수 있게 한다면 픽클이 좀 더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픽클 마이픽/브랜드/태그 화면


02. 앞서 티빙 앱의 홈 화면에서는 개인화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반대로 픽클에는 개개인을 위한 서비스가 집중포화된 듯하다. 상단에 위치한 로고 우측의 '#'이나 설정 아이콘을 클릭하면 사용자가 관심 있어하는 분위기나 주제의 태그를 선택할 수 있다. 이 태그는 상단 LNB*에 노출되고, 관련된 클립 영상들이 제공된다. '브랜드' 메뉴에서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선택적으로 구독할 수 있고, '마이 픽' 메뉴에서는 구독을 누른 브랜드의 클립 영상들을 볼 수 있다.
*LNB ( Local Navigation Bar) : 현재 서비스 영역(Local)만 해당되는 내비게이션. 서브메뉴, 중분류 메뉴, 각 서브 분류별 사용되는 메뉴바

철저하게 개인화를 위해 픽클을 기획하고 구성한 의도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LNB 메뉴가 홈/ Pick/ My Clips의 세 가지 카테고리로만 구성된다면 좀 더 직관적으로 픽클이 의도하는 서비스를 사용자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Pick 카테고리 하위 depth에는 '브랜드'와 '#'메뉴를, My Clips 하에는 '마이 픽'과 '태그' 메뉴를 배치하는 식이다. 단순화된 그룹화만으로도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티빙은 꼴등을 벗어날 수 있을까?


사실 앱 스토어의 리뷰는 전체 이용자가 작성하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마다 평가자 수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모든 플랫폼을 비교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보적인 1위가 없는 국내 OTT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리뷰와 입소문은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또 반대로 '득'이 될 수도 있다. 당연히 낮은 평점과 수백 개의 악플은 독이 될 테고...


그렇기 때문에 티빙은 변화와 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NM의 콘텐츠로 광고 수익, 월정액 수익을 창출하겠다!'라는 비즈니스적 목표와 함께 '앱 스토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서비스가 되겠다!'라는 부가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는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편리하고 유익한 '경험 디자인'에서부터 이루어진다.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18년 하반기부터 티빙은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던 점들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전면적인 모바일 앱 개편을 예고하면서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ENM 인기 프로그램의 굿즈를 앱 내의 티빙 몰(Tving Mall)을 통해 판매하면서 미디어 커머스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은 꼴등 탈출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어나간다면 앱스토어 평가는 물론 OTT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OTT의 미래는 결국 '콘텐츠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연한 만큼 CJ ENM에 속한 티빙은 이미 앞선 출발선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용자를 위한 편리하고 매력적인 서비스 기획이 왜 지금 가장 티빙에게 필요한 것인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하루빨리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ENM의 프로그램들(특히 신서유기...!)을 더욱 멋진 플랫폼으로 만나고 싶다. 좋은 콘텐츠 + 좋은 서비스 기획 = 충성 충성^^7이라는 공식을 마지막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다음 이야기 : 옥수수는 한국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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