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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Lee yujin Sep 20. 2016

우리는 왜 사소한 것에 상처받을까

무심코 던진 말에 화가 난 그의 입장

그러니까 이젠 그 일에 무감각 하다고

무감각

그니까 당신도 괜찮을꺼다 생각했어요.


그저 그냥 말했던 건데...

내가 궁금해서

그냥 묻고 싶었던 이야기니까...


근데 그렇게 나올 줄 몰랐어요

난 단지 내 이야기니까 들어줄 줄 알았던건데




앨리스는 키가 작아졌습니다.

20센치정도.

그래서 쥐와 크기가 비슷했습니다.


어떤 시각에서는 쥐만큼 내가 작아졌다가 아니라

쥐가 나만해졌다입니다.

나만한 쥐에게 고양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얼마나 귀여운지.

얼마나 쥐를 잘 잡는지.

그리고 그런 고양이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니까 신이 났더랬죠.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고양이를 쥐가 그렇게 무서워할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쥐가 나만했기에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당연한거잖아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한다고!

너는 상식이 없니?


아...

네...

아마도...(상식이 없...)


뜨악...

내가 뭘 한거지?!


그랬던것 같습니다.

잊었던 거죠.

나랑 이야기 하던 상대가 쥐인 것을..


엄마 아빠는 늘 싸우는 내용이 비슷합니다.


-그 이야기 그만좀 하라고 지겹다고

-아니 나는 그저...

-그니까 말도 꺼내지 말라고...


왜 이럴까?

아마도 고양이와 쥐처럼 서로에게 상처입힌 그 이야기를 꺼내서 그럴겁니다.


엄마는 명절,시댁 이야기를 싫어하고

아빠는 그 옛날 여자이야기 나오는 걸 싫어하고

엄마는 당했던 사기 이야기를 싫어하고

아빠는 사업망한 이야기를 싫어하고


듣는 주변 사람은 이젠 아무렇지 않은데

수십년간 그 이야기를 반복했음에도

말 나오기가 무섭게

아니 말 나오기도 전에

느껴지는 뻔한 패턴에

서로 언성을 높여 방어막을 칩니다


참 신기합니다.

같은 사건에 대해

누구는 피해자 누구는 가해자가 되어

절대 꺼내면 안되는 판도라의 상자 속 이야기가 됩니다.


그 민감한 사건에 대해

어떤 사람은 저 깊은 곳에 땅굴을 파고 두꺼운 이불로 덮어놓고 층층이 묻어서

절대로 들쳐보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자꾸 자꾸 들쳐보고

되새김질 하고

그 낯섬이 친해질때까지 그렇게 들여다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사람 차이인 줄 알았는데...

입장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양이와 쥐처럼요~


아무리 들여다봐도 자신에게 무서운 고양이 이야기면 절대로 쥐는 들쳐보지 않겠죠

반면 들쳐보는 것이 큰 어려움이 없는 무감각한 이야기라면 고양에겐 즐거운 이야기 꺼리겠죠~


그런데 왜 서로 다른 입장이라는 걸 잊는걸까요?

잘 잊는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 입장이 헤아려지는 날이 온다면

고양이와 쥐같은 싸움은 끝이나겠죠~


어쨌든 아쉽습니다.

사과하고 이해하고 악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말안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그 긴 시간을 겪어내야 하니까요~

그 시간이 아쉽습니다.

사랑하기에도 아까운 오늘 하루가 이렇게 또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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