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딸 일주일 데리고 살기
9살 우리딸을 유독 잘 따르고 잘 노는 친구네 딸
이름은 가혜다.
가끔 응가해. 참~가해. 아가해. 사가해 등으로 놀리는데
그 중 '응가 해~'를 젤 잼있어한다
워낙 낯을가리고, 오랜 시간 중국에서 살다 온 아이라
한국말이 익숙치가 않아서 적응기간이 오래걸렸다
이제서야 정말 아이다워졌다.
(요 녀석 이모가 이렇게 걱정 많았는 줄 몰랐겠지?!
이 글을 남겨서 나중에 꼭 읽게 해줘야겠다)
요샌 친구가 너무 바빠서 아이를 아예 우리집에 맡겼다.
게다가 코로나19 덕분에 학교에 안가도 되는 아이는
둘이 단짝이 되어 내내 집에서 논다
언니놀이.피카추놀이.주인과개 놀이.공주놀이.호텔놀이,마녀놀이,학교놀이...
세상에 놀이가 얼마나 많은지
퇴근하면 놀이를 스무개쯤 했다면서 자랑을 한다
둘이 노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그 사랑스럽게 담아두려고 노력하는데
똥손이라 사진이 늘 그 감정을 담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출근하는데
아이 둘이 인사하러 현관까지 나왔다
내가 "출근할께 잘지내~"
하고 인사하면서 품을 열었다
한번씩 안아주고 갈 생각에서다
근데 품을 여니
트랜치코드 안으로 큰 품이 날개처럼 열렸다
아이 둘이 그 속으로 쏘옥 들어온다
마치 엄마 새 품으로 들어오듯~
그러더니 그 안에서 까르륵 웃는다
장난이 다시 시작된다
이쪽 품으로 저쪽 품으로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뒤쪽 등까지 돌기도 하면서
그 트랜치 코트 안으로 한바퀴,
반대로 한바퀴
옷이 널게 퍼져서는
아이들 움직이는 대로 엉키고 있다
결국 난리나리
하하하 웃게된다
이 이쁜것들 덕분에...
오늘은 출근길부터 이렇게 웃음으로 시작된다
맨날 한 아이를 무릎까지 올려서 매달리듯 안아주었는데...
아이가 둘이니 양 품이 가득하다
일주일짜리 내 딸이지만
아이가 둘이라면 이렇게 되는거구나...
두 아이 낳아서 키운다는 것은 현실이겠지만
덕분에 두 아이의 엄마 노릇이자
엄마 기쁨을 두배로 누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