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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향 Jul 31. 2023

시험관 난자 채취하러 가는 비 오는 날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며

2021년 3월 1일 기록


오랜만에 비가 시원하게 쏟아진다.

차 안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경쾌하다.


시험관 난자채취하러 가는 길이다.

마음이 무겁다.


비 오는 것 싫어했는데

잠시 멈추고 바라보는 빗소리가 좋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차 안에서 빗물이 또르르 떨어지는 모습이 신기하다.

물방울들이 떨어지는 모습은 가만히 바라보는데

물방울 한 개 두 개가 합해져 떨어지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글쓰기를 하면서 사색하는 것이 즐겁다.

모든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멈추고 바라보게 된다.

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가 많다.

발견해 가는 다채로운 삶이 선물 같다.






두 번째 결혼은 내게 특별하다.

첫 번째 실패의 경험을 통해

두 번째는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하고 싶었고

가정을 지켜내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다.


부부로 살아가면서 티격태격할 때가 많아지면서

상처받곤 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상처를 잘 받는 타입이다.

대화를 하고 나서 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이런 말은 괜히 했나?

혼자 신경 쓰기도 한다.



서로의 아픔을 끌어안으며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서로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했을 때

부부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건강한 난자가 채취가 되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갔다.


남편과 재혼하고 1년 동안 임신 소식이 없었다.

나이가 있는지라 병원에 가서 난임검사를 하게 되었고

1년 이상 피임을 시도하지 않았는데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이라고 한다.


첫째 아이가 있는지라 12년 만에 또다시 육아를 시작해야 하니 두렵다.

하지만 내 욕심만 채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처음에는 아기는 없어도 된다고 했고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입양하지 뭐 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듯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비쳤다.

나 또한 남편 사이에서 아기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경험은 두렵기도 하지만

아기가 언젠가는 올 거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설레다.


오늘도 소소한 두근두근 일상을 기록하며

추억해본다.






물방울들이 또르르 떨어지는 창가에서

서로 다른 물방울이 만나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이

부부의 삶 같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서로 맞춰가는 부부의 삶이

물방울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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