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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이 천직이라면

밥은 먹고살겠지

by 유주씨

직업에 대해 수년간 고민하며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쳐왔다. 그중에 학생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건강이 좋지 않았고 안정을 생각해 일반기업으로 이직을 하는 바람에 오래 하진 못했지만, 나는 인정을 받았었다.



가르치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가 취준하며 잠시 용돈을 벌기 위해 프리랜서로 일하게 됐었다. 학생들에게 영어문법과 회화를 알려주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원장님은 학생들이 수업 후 나올 때 표정이 밝다며, 내게 소질이 있으니 이쪽에서 커리어를 쌓는다면 도움을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급여는 시간당 최저시급의 2배를 받았다.



이후 건강을 잃고 이곳저곳 방황하다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얼마 전의 일이었다. 챗지피티가 여러모로 나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나는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사람이란다. 지식, 소통, 아이디어 전달에 재능이 있어서 글쓰기, 교육, 언어, 콘텐츠 제작 등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때 원장님 말씀이 결국 맞는 건가 싶어 다시 해보기로 했다.



최근에는 노트북으로 외국어 교육자료를 직접 제작해 보고 있다. 내게 가르치는 일이 천직이라면 일단 어떻게든 뚫고 나아가봐야 진짠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확신은 없다. 무작정 방법을 찾아 시작하는 거다. 골골대던 경력직 백수였지만 어떻게든 도전하면 또 밥은 먹고살겠지.



5년 전에 찾아간 어느 곳에서 스님이 말씀하셨다.

“가르치는 일 했죠?“

어차피 난 벼랑 끝, 막다른 길에 서 있다.

선택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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