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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한 티스푼 정도는 괜찮지

가성비, 저렴이만 찾는 건 인생 낭비

by 유주씨

절약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우리나라부터 절약의 나라 일본까지 브이로그 영상들을 많이도 찾아봤었다. 절약가들은 무서울 정도로 아끼고 부업과 앱테크를 즐기고 불필요하고 충동적인 소비와는 천리만리인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일본 절약 쪽은 지독할 정도라서 헝그리정신을 잃어버린 나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그런 절약법, 절약술 중에는 ‘저축액이 늘어도 생활수준을 높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오래전 월 10만원 지출의 캥거루족 백수로 살았다가 탈출했던 나도 이건 완전히는 동의하지 못했다. 저축도 좋지만 분명 놓치는 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립스틱도 만원이랑 샤땡 5만원이랑은 발색, 발림성, 지속력이 달라도 다른데 만원짜리만 쓰는 건 손해다. 또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4만원의 땡솝 핸드워시를 직접 사서 써봤더니 꽤 만족스럽다는 걸 느꼈고 이런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는 천원이면 살 수 있는 버터 나이프 대신에 디자인이 더 깔끔한 5천원 제품을 샀더니 쓸 때마다 즐거웠다. 이렇듯 가격이 더 나가더라도 차이 나게 좋은 제품은 인생살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



아름다운 향기나 컬러, 디자인 하나로 순간이라도 기분 좋게 쓸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격려와 응원을 받는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니 모든 종류의 제품군에서 내 취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가성비와 저렴이만 찾는 삶은 숨 막히고 슬프다. 그 정도로 팍팍하거나 가난하지도 않고 목적도 없지 않은가.




모든 걸 럭셔리만 찾는 건 못하지만 부분적으로 선택은 가능하다는 게 중요하다. 극단적인 것들엔 대부분 부작용이 있어 지양하고 싶다. 절약에서도 마찬가지며 평온한 일상생활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하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나는 카똑 선물하기나 모바일 백화점몰에서 스몰럭셔리 제품을 한 번씩 둘러보는 게 취미다. 가격에 고민하게 되니까 자주 사진 않지만 뭐가 인기 있고 사랑받는 제품인지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어서 놓칠 수 없다. 다들 설레는 거 하나 정도는 가슴에 품고 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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