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에도 예의와 정도가 필요하다
나는 절약을 지향하지만 사람들과 만날 때는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보편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러 값싼 곳에 가자고 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과 만날 때는 깨끗하게 더치페이하거나 혹시 한번 얻어먹으면 반드시 되돌려준다. 물론 좋은 일 있으면 일종의 자랑값으로 시원하게 맛있는 걸 쏠 때도 있다. 절대 일방적으로 계속 얻어만 먹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나는 절약을 지향하는 사람이지 거지가 아니다.
옛 친구 중에는 만날 때마다 계산할 때 모르는 척 뒤에 서 있고 본인이 사긴커녕, 더치 하자고 반드시 말해야 돈을 내는 애가 있었다. 밥값이고 커피값이고 그 거지근성에 정이 뚝 떨어졌고 이제 안 찾는 먼 사이가 됐다. 다니는 직장도 좋으면서 그 푼돈들 모아서 이제 집이라도 샀을까 궁금하다.
밥값 가지고 모자라게 인심까지 잃지는 않아야 한다. 내 돈 소중하면 남의 돈도 똑같이 소중한 법인데 그걸 모른다면 이기적인 사기꾼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함께 만날 때 즐겁고 가치 있다고 느낀다면 적어도 각자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관계도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니까 아낌은 사생활 부분에서만 노력을 하는 게 좋다. 아니면 만남을 줄이든지 방안을 찾아 조절을 해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돈과 시간 외의 어떤 다른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면 절대 얻어먹고 다니지 않는 게 좋다. 그러면 점점 고립될 뿐이다. 날 만나서 상대가 이득을 보는 게 좋지 손실만 생기면 만날 이유가 없다. 절약에도 예의와 정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