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대학이 전부인 줄 알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SKY를 꿈꿨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다. 외고를 졸업했기에 주위에 대학을 잘 간 친구들이 많았고, '나는 왜 이루지 못했을까' 라며 우울감에 빠진 날이 많았다. 서울 상위권 대학, 그것도 내가 가장 원했던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스스로 만족을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한심하지만 스무살 때까지 대학으로 사람을 평가했다.
내가 열등감을 가져야 하는 대상은,
'학벌'이 아니라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의 '태도'였다
그랬던 내가 반성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우연히 본 TV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변영주 감독님은 '사람을 학벌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학벌에 대한 열등감이 아니라 세속적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자신의 천박함에 열등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듣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수준 낮은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남이 대학을 어디 나왔는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됐다.
중요한 건 나의 마음가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학벌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있었다. SKY 과잠만 봐도 울적해졌고 스스로가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학벌 콤플렉스를 떨쳐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극복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반수 및 편입이다. 주변에 조언을 구했을 때, 학벌 콤플렉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학교를 옮겨보라고 했다. 그래서 반수를 심각하게 고민했고 참고서도 샀지만 도저히 수험생활을 다시 할 자신이 없었다. 결국 나는 반수를 포기했다.
남은 방법은 하나다. 지금의 학교에 만족하는 거다. 시간이 흘러 회사에 가면 학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 중에 좋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내가 왜 학벌에 열등감을 가질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중에 학벌 때문에 발목 잡히지 않을까하는 우려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교를 최대한 이용해서, 내 역량을 키우자고 다짐했다. 스스로가 명품이 된다면 학벌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알고보면 학교는 학생을 위해 정말 많은 것을 제공한다. 나는 학교 공지사항을 1-2일에 한번씩 보면서 새로운 소식이 올라왔나 확인했다. 그리고 괜찮다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조건 참여했다. 덕분에 지난 3년간 장학금, 인턴, 심리상담, 학교 기자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00만 원이 넘는 값어치를 얻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학벌 콤플렉스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학벌보다는 내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몰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너는 상위권 대학이니까', '학과라도 원하던 곳 갔잖아. 배부른 소리 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열등감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서울대에 진학했어도 의대에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가 너무 마음에 안 들거나 학과가 적성에 안 맞는다면 빨리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열등감을 이용해서 본인을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본인이 가진 학벌 콤플렉스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