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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의손 Feb 03. 2024

스트레스로 오는 입 터짐 방지 나는 이렇게 했다.

먹어야 산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는 말이 있다. 나도 평생 먹고 싶은 거 그냥 먹고 잘 살았다. 결혼을 하고 출산하기 전까지는 다 괜찮은 것 같았다. 큰아이를 출산하고 13개월 터울로 둘째까지 봤지만 3년이 지나도 나의 뱃살은 빠지지 않고 있었다. 마트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임산부라고 양보도 해주고 할머니들은 몇 개월이냐고 묻기까지 하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작은 키에 통통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살다 보니 정말 오십 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남편의 홀대도 컸지만 더 나이 들면 못할 것 같아서 운동이란 걸 시작했다. 마침 석사논문도 끝나서 나는 무엇인가 몰두할 것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논문을 쓰는 스트레스를 초코바로 채웠다. 그렇게 인생 최대 몸무게가 되었고 한창 코로나시기를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홈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은 10분짜리 짧은 운동으로 시작했다. 매일매일 쉬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늘려갔다. 그렇게 매일 1시간의 운동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몸이 가벼워졌지만 가끔 참을 수 없는 식욕에 무너지기도 했다. 특히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입으로 넣기 시작했다. 한 달 운동해서 1kg을 감량했지만 하루 만에 1kg이 찔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입 터짐 방지용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다. 사실 뭐 대단한 것들은 아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들이다. 최대한 원물 그대로의 것으로 이용한다.

  

 첫 번째 애용하는 것은 당근이다. 얇게 썰어 회사에 가져와 허기가 지거나 입이 궁금하면 하나씩 먹는다. 당근은 노안방지와 변비에도 좋고 200g 당근 한 개에 대략 70~80 kcl 정도 돼서 한 바스씩 사서 먹고 있다. 라페를 만들거나 김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당근은 지금이 제철이라 향도 맛도 좋다.


 콩을 싫어하지만 갱년기 대비용으로 볶아서 먹다 보니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 검은 머리도 난다는데 그것까진 효과가 닿지 않았는지 흰머리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 작은 약병에 넣어 가방에 넣어두면 외출했을 때도 요긴하다. 볶은 콩이라 천천히 씹어먹으면 고소하다. 뭔가 씹고 싶을 때는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집에서 항상 만들어 먹는 요구르트다. 멸균우유를 사서 만들어 놓고 보틀에 소분해서 회사에 가져다 놓고 배고플 때 먹는다. 이렇게 만든 요구르트로 그릭요구르트를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도 잘 먹고 얼린 과일을 첨가해 먹기도 한다. 얼려서 먹으면 여름용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처음엔 어느 정도 손이 가기 때문에 귀찮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나를 위해 준비하는 음식이니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히비스커스차를 마신다. 나는 물을 잘 먹지 않는다. 손, 발에 땀도 잘 나지 않아서 늘 건조하다. 겨울이면 손에서 스파크가 일어날 지경이다. 하루 1리터라도 먹자 싶어 500ml 컵에 두 번은 먹는다. 무엇보다 칼로리가 0이라 집과 회사에서 자주 먹으려 노력한다.




당근/검은콩/요구르트/히비스커스차  애정하는 나의 입 터짐 방지용 아이템이다. 물론 이것들로 해결이 안 될 때도 많다. 그래도 노력한다. 애써 뺀 살을 다시 찌울 수는 없으니 노력하는 만큼 덜 찌는 것 같다. 과일은 당이 많아서 쉽게 살로 된다. 과일은 한두 쪽만 먹고 무나 비트, 당근, 고구마, 상추, 배추 같은 원물로 된 것들을 씹으려 노력한다.  가끔은 이런 나의 노력이 다 무너질 때도 있다. 너무 배고프고 힘들면 그냥 잠을 자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면 뇌가 멈춘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먹어서 며칠 동안 체중과 부기를 빼려면 너무 힘들다. 영양학을 공부한 건 아니지만 나름의 노력이다.




 입 터짐보다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듯 스트레스는 나를 뒤따라 온다. 다만 내가 그걸 이겨내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나는 이제 당근이나 깎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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