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약은 정신적 에너지를 더 쓰게 만들거든요. 그러니 당분간은 끊으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우울증과 번아웃을 진단받은 날, 의사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나는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약을 끊는다고?
나는 adhd약을 먹기 전의 내 상태를 떠올려 보았다.
일주일에 세 번은 차키를 두고 출근하는 바람에 집에 다시 돌아와야 했다.
정리정돈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해 집은 늘 엉망이었다.
일이 조금만 많아지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리고 짜증.
조금만 머리가 복잡해지면 치밀어 오르던 짜증과 감정기복.
아. 안되지.
그럴 순 없지.
안 그래도 마음이 힘든 딸아이, 그리고 마음이 아픈 누나를 위해 모든 걸 양보하며 참고 견디는 아들에게 내가 내 감정이라는 짐을 더 얹을 순 없지.
그렇게 나는 매일 매일 아침과 점심, 하루 두 번.
adhd약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