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집

by 숨비소리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다.
거실로 나서자 망고가 짹짹 거리며 새장 앞으로 달려나온다.
새장문을 열어주자 기다렸다는 듯 날개를 퍼덕이며 소파 위로 날아간다.
캔디의 새장을 살핀다.
물에 모이를 잔뜩 넣어놨다.
물을 갈아준다.
낼름이와 빼꼼이 우리에 물을 뿌려주고 금붕어에게 밥을 준 다음 여과기를 켠다.
베란다로 나가 식물들을 살핀다.
겨우내 죽을 뻔 했던 카랑코에는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카랑코에에서 잘라낸 줄기를 물에 꽂아두었더니 조금씩 부리가 자라나고 있다.
조금 더 자라면 화분에 심어야 할 것 같다.
반질반질 빛나는 잎사귀에 기분이 좋아진다.
임파챈스는 싱그러운 연분홍빛 꽃을 피운다.
말라버린 잎들을 찾아 가위로 잘라준다.
노란 베고니아를 살펴보니 잎 하나의 상태가 좋지 않다.
자를까 하다가 조금 더 두고보기로 한다.
베고니아 꽃은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꽃잎을 한참 살피다가 해바라기를 본다.
아들이 씨앗부터 키운 해바라기는 어느새 또 다른 씨앗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아들이 학교에서 실험을 하고 나서 받아온 고추모종은 곧 죽을 것 같더니 활기를 되찾았다.
화분마다 손가락을 넣어본다.
건조한 화분에는 물을 준다.
어머니께서 주신 다육이는 아직 물을 주지 않아도 되겠지.
집으로 돌아와 김국수의 먹이통을 살핀다.
먹이가 없다.
밤새 다 털어간 모양이다.
먹이를 부어주자 김국수씨가 나타난다.
먹이를 먹는 국수의 등을 쓰다듬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어쩜 이렇게 순하지.
자던 밀크가 내 곁으로 다가와 기지개를 켠다.
밥을 부어주니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밥 먹는 걸 바라보다가 아이들을 꺠운다.
우리집엔 생명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생명들이 내 생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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