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도서관 주차장은 여유롭다.
나는 오늘도 등교를 하지 못한 딸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
아이와 도서관에 온 게 얼마만이지?
그러고 보니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온 기억이 없다.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책을 빌려 읽지는 않았으니까.
전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는 사이,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게서 멀어져갔다.
중학교 1학년이니 자연스러운 일이건만, 나는 괜시리 불안해졌다.
아이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어딘가에서 자기가 뛰어내릴 자리를 물색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서가에 꽂힌 책들을 살핀다.
딱히 마음에 드는 책이 없다.
요즘은 왠지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정신이 산란해서 그런가.
이미 일상의 고민만으로도 머리가 꽉 차버려서 책 따위를 집어넣을 공간이 없는 건가.
아이가 쪼르르 내게로 달려온다.
손에는 인체와 만화를 그리는 법에 대한 책이 두 권 들려있다.
표정이 좋다.
나는, 안심한다.
"엄마, 이 책 보니까 이제 사람 몸을 좀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미술 학원에 가서 만화 그려봐야지."
아이가 재잘댄다.
나는, 기쁘면서도 왠지 슬펐다.
저렇게 웃을 수 있고, 저렇게 조잘댈 수 있는 아이가, 어째서 학교에만 가면 그렇게 시들어 버리는 건지, 대체 왜, 그 아이들은 내 아이에게 그런 행동과 말들을 했던 건지, 자기들때문에 내 아이가 이렇게 변해버린 걸 알고는 있는 건지.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고개를 휘젓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말한다.
"집에 가서 수학 공부하자."
"아악~ 엄마, 신고할 거야."
오늘도 나는 그렇게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