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난 그 자체다.
만약 누군가의 인생이 별다른 고통 없이 부드럽고 평온하게 흘러간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니라 감사할 일이다.
인생 전체를 통틀어 평온한 시절이 1/5이 될까 말까 한 나 같은 사람은, 이 고통이 내가 물려받은 유전자 때문인지, 내 부모 그리고 그 부모의 부모에서부터 꼬여버린 인생의 연장선 혹은 내가 타고난 사주팔자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사소한 우연과 사소한 결정들이 불러일으킨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인지도 알지 못한 채 밀려드는 고난에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며 살아갈 뿐이다.
급류 속을 떠내려가는 고무보트 위의 인생은 바다 위의 크루즈선과는 달라서 바위에 부딪히고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물이 들이닥치는 상황 속에서도 노를 꽉 붙잡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버텨야 한다.
맛있는 음식, 와인 한 잔, 감미로운 음악, 편안한 침대.
그런 건 고무보트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눈물이라곤 없는 딸아이가 울면서 학교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울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조차 눈물의 이유가 되어버린 나와 아이의 삶이 고달프게 느껴져서, 나도, 아이도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내 인생은 그렇다 치고 저 어린아이의 삶은 왜 벌써부터 소용돌이 위를 헤매야 하는 걸까.
누가 저 아이의 삶을 이곳으로 떠밀었을까.
만약 하나님이든 누구든 사람의 삶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존재가 있다면 당장 머리통을 붙잡고 땅바닥에 처박아 버리고 싶다.
내 인생은 괜찮다.
하지만 아이는 건들지 말았어야지.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나는, 그저 사방팔방 소리를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