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반헌법적 행정폭거와 집권남용의 그림자는
흑암이 드리우듯 21세기의 서울을 집어삼켰다.
미 대통령의 이름을 '날리면'으로 혼동한 국가원수의 입술이 금번에는 똑똑한 발음으로 계엄을 선포하였다. 12・12 사태 이후 45년 만이다.
대통령은 계엄이 이 땅에서 무엇을 의미하는 바인지 정녕 모르는가. 드디어 주화입마走火入魔를 해버린 것인가. 수없는 이름들의 입을 가로막고 서슬퍼런 권력의 낫을 휘두르며 광복회마저 수사로 압제하고자 한 대통령이 기어코 만인의 가슴에 총부리를 들이미는가.
이 땅 위 피를 토하며 스러져간 젊은 영혼들의
슬픈 초상을 이토록 무색하게 만드는가.
대통령의 치욕스러운 발걸음이 지나간 서울대의 교정 위 고결하게 홀로 선 "어느 민주화 열사"의 흉상 그 머리칼 위에는 아직도 117년만의 폭설이 지나간 후의 한기가 소복히 쌓여 있다.
미처 다 녹지 못한 살얼음판의 야트막한 냉기가 시리도록 차갑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aNs_hLpSk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
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2024.12.4
관악의 자락에서 각혈하는 심정으로 외치다.
*사진의 흉상은 본문에서 언급된 박종철 열사의 흉상이 아닌 일제강점기 활동하신 서양화가이자 1946년 최초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설치하신 우석 장발(張勃) 선생의 흉상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