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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Aug 05. 2019

작은 다리와 그 위의 문

메콩 델타는 강이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4,082천ha의 대평원이다. 여기서는 누구도 강을 건너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 없다. 강을 건너는 것은 일상이다. 강은 물 위를 배로, 다리 위를 차나 오토바이로 건넌다. 작은 강 위로는 자그만 나무다리나 시멘트다리가 있다. 다리 위에는 자그만 문이 있는 게 인상적이다. 

The Mekong Delta is a large plain of 4,082,000ha with rivers spreading like the fine bloodlines. No one can live a day here without crossing the river. It is a daily routine to cross the river. People cross rivers by boat on water or by car or motorbike on a bridge. There are tiny wooden bridges or cement bridges above the small rivers. It is impressive that there is a small door on the bridge.  


메콩 델타 농촌의 좁은 다리위의 작은 문

여기 사람들은 도둑이나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문을 만들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다리 위의 문이 귀엽게 보인다. 보고 생각할수록 웃기기까지 한다. 왜냐면 도둑이 맘만 먹으면 다리로 안 가도 강을 따라 배를 타고 물 위로 얼마든지 침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콩 델타에 있는 다리 위의 문이 도둑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면 실효성이 적다. 


한국에는 없지만 다리 위에 문이 있는 것은 메콩 델타 지역뿐만 아니다. 유럽에도 다리 위나 입구에 문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용도, 목적, 규모 등이 양측 간에 천지차이가 난다. 


다리 위의 문이 메콩델타는 외지인 출입이나 도둑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유럽은 관문과 성문(城門)과 같은 군사시설 역할을 한다. 


규모와 모양 또한 너무 차이가 난다. 메콩 델타는 기둥 2개를 양쪽에 세워 철망 문을 만들어 달았다. 크기는 너비와 높이가 약 2~3m다. 

스페인 코르도바시의 로마교 위의 문, Puerta del Puente(출처 : 가인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하지만 유럽 다리위의 문은 다르다. 하나의 예를 보자.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sia)지역 코르도바((Córdoba)시에 로마다리(Roman bridge, 스페인어 이름-Puente Romano)가 있다. 길이 247m, 너비 약9m다. 이 다리 위에 푸에르타 델 푸안테(Puerta del Puente, Gate of the Bridge, 다리 위의 문)라는 문이 있다. 이 문은 대리석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예술가치가 있는 조각과 문양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메콩 델타 농촌 사람들은 주로 강을 따라 육지에 집을 짓고 산다. 그 중에서도 다리 가까운 곳에는 집들이 많다. 접근성의 편리함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물 위에 있는 수상 가옥(水上 家屋)도 많다. 

교통수단은 배와 오토바이다. 배는 큰 배와 작은 배, 동력으로 운행하는 배와 노 젓는 배, 상업용 배와 자가용 배 등 크기, 용도 등이 다양하다. 요즘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에 비해 오토바이나 차를 타고 다리위로 강을 건너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다리는 거의가 나무나 시멘트로 만들어졌다. 길이는 강 너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20~50m이다. 너비는 1.5~2.0m로 좁다. 다리는 수평이 아니고 가운데가 약간 볼록한 아치형이 많다. 배가 다리 아래를 운행할 수 있도록 그리 한 것이다. 


너비가 좁은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다리가 약해서 택시나 승용차가 다니기 어렵다. 특히 목재다리는 아주 위험하다. 그런데 경제발전으로 요즘 농촌에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좁고 약한 다리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낡고 좁은 나무다리를 넓은 시멘트 다리로 교체공사하는 장면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인구와 차가 크게 늘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작고 낡은 다리를 차가 다닐 수 있는 넓고 튼튼한 다리로 바꾸어가고 있다. 다리뿐만 아니라 길도 좁다. 그러나 예산이 적어서 그런지 아직 길을 넓히는 공사는 눈에 잘 안 띤다. 


지금의 좁고 약한 다리가 넓고 튼튼한 다리로 바꾸어져도 다리 위에 문을 만들까? 특수한 경우, 유럽처럼 어떤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마 그러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사람이 걷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때는 그런대로 문의 역할을 했지만 많은 차가 다니게 되면 지금과 같은 작은 문은 그 역할을 하기 가 어렵기 때문이다.  

Would they make a door on the bridge even if the bridge, which is now narrow and weak, is changed to a wide, strong one? They might not do except for some historical preservation value like Europe. Why? When a person walks or rides a motorbike, the doors on the bridges play their role as a door, but if a lot of cars go by on the bridge, it is difficult for the small gates to play their role as a door.


따라서 지금 같은 다리 위의 문은 아무데서나 보기가 힘들게 될 것이다. 아마도 특정지역에 관광용으로 보존되어 그런 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런 날이 빨리 와서 이곳 사람들이 살기 편해지고 행복하였으면 좋겠다.

Therefore, it will be hard to see the tiny door on the small bridge as now anywhere. Perhaps there will come a time when they are preserved at a certain region for tourism and so, you can only see the small gates on the bridges by going to a certain area for sightseeing. I hope that such a day will come soon and people here will be happy and comfortable to live in.

   

필자 주

스페인 코르도바시의 로마교와 그 위에 있는 푸에르타 델 푸안테(Puerta del Puente) 즉 다리위의 문의 설명은 Wikipedia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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