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기열 KI YULL YU Sep 09. 2019

물고기가 사람 행동에 반응해

물고기가 사람 행동에 반응한다면, 사람들은 이것을 믿을까? 헌데 실제로 물고기가 사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에 반응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반응했다. 그 곳은 껀터의 꼰선(Cồn Sơn)섬이었다.
If fish respond to human behavior, do people believe this? But I actually saw fish react to sounds made by human. It was not one fish, but dozens of fish responded at once. The place to see it was the Cồn Sơn island in Can Tho city.


주인의 막대기 치는 소리에  물고기가 한꺼번에 물위로 뛰어오른 모습

꼰선 섬은 껀터시 빈 투이 구(Binh Thuy District)에 위치한다. 이 섬은 껀터시를 흘러가는 메콩 강(현지에서는 하우 강-Sông Hậu라고 부른다) 안에 있다. 껀터 시내에서는 약6km 떨어져 있다. 꼬박 선착장(Cô Bắc boat station)에서는 약600m로 가까워 배로 5~6분이면 갈 수 있다. 면적은 67ha로 강안에 있는 섬치고는 작은 편은 아니다. 74가구가 농사와 관광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2019년 7월 27일 나는 몇 명의 일행과 함께 메콩 강 여행을 했다. 이 때 여행 일정 중에 이 섬이 들어 있어 관광을 했다.


민가 뜰 연못의 가시연(왼쪽), 야자수가 병풍처럼 둘러처진 양식장


배에서 내려 시골길을 걸어가다 보니 꼰손 섬은 ‘녹색 오아시스(Green oasis)’로 불릴 만 했다. 사방이 열대 식물이 무성한 녹색지대이고, 다른 곳에 비해 깨끗하며 주변경관이 아름다웠다. 야자수가 병풍처럼 둘러 있는 물고기 양식장은 도시생활에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길 옆 민가에 있는 가시연도 발길을 멈추게 했다.


얼마를 걸어갔을까? 작은 외나무다리가 있어 조심조심 건넜다. 몇 십m 가니까 나일론 망사 망과 막대기로 만든 가두리가 물속에 여러 개가 들어있었다. 그곳에 관광객들이 많이 모였다. 조금 있으니까 한 사람이 먹이(?)가 든 그릇을 막대기로 탁탁 쳤다. 그러는 어느 순간 두들기는 소리가 다르게 나는가 싶더니 한 순간에 망사 가두리 안에 있던 물고기가 떼로 물 위로 뛰어 올랐다. 2번인가를 그렇게 물고기가 물위로 솟아오르게 했다. 그때 마다 관광객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술 같았다. 물고기가 어떻게 사람이 두들기는 소리에 반응을 한 단 말인가!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고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말이다. 


흥미로워 궁금증이 많았다. 어떻게, 얼마나 훈련을 했고 먹이는 무엇인지? 특별한 훈련 방법이 있는지?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도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등등을 물어보고 싶었으나 단체로 여행을 가서 시간이 없었다. 또 그 사람이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하고 바쁜데다 말이 안 통해 물어보지 못했다. 그것이 아쉬웠다.


그곳에서 물고기의 그런 반응을 보자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한국에서 도 단위 기관장을 할 때였다. 관사에서 생활을 했는데 관사가 기관 안에 있었고, 거기엔 연못도 있었다.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수십 마리 살고 있었다. 
연못으로 가는 길은 10여m로 돌과 시멘트 블록이 징검다리 모양으로 바닥에 박혀 있었다. 하여, 그 길을 걸으면 발자국 소리가 났다. 


출장이나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거의 매일 아침 6시30분쯤 그 길을 걸어가 연못에 있는 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곤 했다. 그러기를 몇 달 했는지 모른다. 아마 최소한 6개월 이상 후의 일이었다. 내가 연못으로 걸어서 가면 비단잉어들이 내 앞쪽으로 모여들었다. 그 고기들을 향해 먹이를 던지면 고기들은 춤추듯 좋아했다.


비단 잉어들이 반복된 나의 먹이주기에 반응한 것이다. 그 반응은 나의 발자국소리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해 신기해했다. 


꼰손 섬 관광 중 사람이 치는 막대기 소리에 물고기가 반응하는 것을 보니까 옛날 비단잉어가 나의 발자국소리에 반응했던 기억이 새로웠다. 사람행동, 특별히 소리에 대한 물고기의 인지능력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는지 궁금하다.
When I saw the fish react to the sound of a stick hit by a man during the tour of the Cồn Sơn island, the memory of the koi(a brocaded carp or a fancy carp) responding to the sound of my footsteps crossed my mind anew. I wonder if the fish’s cognitive ability to human behavior, especially sound, has been scientifically proven.


필자 주

1. 꼰선 섬에 관한 내용은 껀터시청 홈페이지(https://www.cantho.gov.vn)와 여행 가이드 설명, 현지 방문체험을 기초로 했다.
2. 꼬박 선착장은 껀터 공항에서 가깝다. 내가 집과 직장(짠옥 또는 짜녹 공업단지 안)을 출퇴근 할 때 지나다니는 길옆에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루터가 집 앞.뒤에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