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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2. 2020

야생 사자를 3m서 보는 타란기리국립공원

동물의 왕, 사자를 3m 거리에서 야생상태로 보았다. 코끼리와 얼룩말은 공원 곳곳에서 제 세상인 냥 평화롭게 산다. 흰개미 집은 개미의 집단생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아름드리 바오밥나무 수백 그루와 공원 가운데를 흐르는 타란기리 강이 야생동물과 함께 공원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타란기리(Tarangire)국립공원은 1970년에 지정되었고, 면적은 2,850㎢(285,000ha)로 탄자니아에서 6번째로 크다. 마냐라(Manyara) 지역에 위치하고, 탄자니아 5대 도시 안에 드는 인구 150만의 아루샤 시에서 차로 약3시간 거리에 있다. 약70km 떨어진 곳에 마냐라 호수와 마냐라 국립공원이 있다. 타란기리 공원은 그 안을 흐르는 타란기리 강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동물원에서 울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을 보다가, 들판을 돌아다니는 야생동물을 보니 설렘이 일었다. 사자, 코끼리, 얼룩말, waterbuck, wildebeest(누영양 또는 아프리카산 큰 영양) 등의 동물이 열려진 초원에서 함께 살아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이상하여 물었다.

“동물들이 서로 싸움을 하지 않습니까?”

가이드의 답은 간단했다.

“경쟁이 없으니 싸움이 없습니다.” 

물론 먹이를 위한 사냥은 있을 것이다. 


3m 앞에서사랑놀이하는 사자

얼마쯤 가니까 사자 2마리가 덤불 속에 있었다. 차를 가까이 대니 누워 있던 사자가 일어났다. 암수 한 쌍이었다. 수놈이 암컷 위로 올라갔다. 사랑놀이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 거리가 3m도 안 되었다. 차 안에 있어서 그런지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즐겁고 신기할 뿐이었다. 


관광객은 즐겁지만 사자에게는 공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차량과 몰려드는 사람들을 아랑 곳 하지 않고 계속 사랑을 하였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했다. 목숨을 내 놓고 할 수 있는 사랑, 그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사자는 말하는 듯 했다.


사자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코끼리가 떼를 지어 한가로이 놀기도 하고 풀을 뜯어 먹기도 했다. 차가 가도 길을 유유히 건너갔다. 강에서 물을 마시는 놈들도 있었다. 새끼들이 엄마코끼리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귀여웠다.


코끼리가 바오밥나무(Baobab tree) 껍질을 좋아한단다. 그래서 아름드리 바오밥나무의 아래부위 껍질이 벗겨져 성한 나무가 거의 없었다. 나무는 껍질이 벗겨지면 물과 양분의 이동이 어려워 생육이 어렵다. 그런데 코끼리가 껍질을 벗겨먹어도 여기 바오밥나무의 생육은 지장이 없단다. 이것은 나무의 상식에 다소 어긋난다. 어쨌든 수백 그루의 바오밥나무가 멀쩡히 살고 있으니 더 뭐라 할 말은 없다.


얼룩말은 아프리카 여인의 엉덩이를 닮은 듯 크고 통통했다. 몸에 그어진 줄무늬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할 수만 있다면 조금 잘라서 옷을 만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왼쪽부터; 광활한 타란기리공원,  공원 길을 한가로이 돌아다니는 코끼리떼, 바오밥 나무


흰개미(Termite) 집은 흙으로 되어 있으며 높이는 1~2m나 되었다. 황토를 쌓아 만든 흰개미 집은 석양이 비치자 작은 궁전처럼 보였다. 흰개미의 집단적 사회생활은 작은 개체의 생존전략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타란기리 강, 그 넓고 평평한 들판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생물의 생명의 원천이다. 이 강이 공원 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어 식물과 야생동물이 살수 있다고 본다. 건기에는 인접한 마냐라 국립공원의 야생동물들이 물을 찾아 이곳으로 이주해온다고 한다.


공원을 돌아다니며 야생동물들을 구경하노라니 서너 시간이 금방 갔다. 평소 품었던 사파리에 대한 궁금증의 한 조각이 떨어져나갔다. 호기심을 충족해서 그런지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즐거웠다. 


사자는 사랑놀이를 방해한 관광객을 쫒지 않고 왜 가만히 두었을까? 야생동물은 먼저 공격당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우리가 그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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