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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3. 2020

아프리카 3국에만 사는 야생 고릴라를 만나다

구경거리는 좋아도 고릴라가 인간의 조상이라고는 믿기 싫다

지구상에 야생고릴라 중 Mountain Gorilla(영명-Eastern Mountain Gorilla, 학명-Gorilla beringei)는 동아프리카의 르완다,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3개국이 국경으로 인접한 화산지대에만 산다. 여기에 야생하는 고릴라가족(Family or Group)은 르완다 18, 우간다 1, DR콩고 2~3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3국은 고릴라가 야생하는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고릴라를 보호하는 한편 고릴라관광으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콩고에는 비룽가(Virunga-키냐르완다어로 화산을 뜻하는 ibirunga의 영어식 말)국립공원, 르완다에는 화산(Volcanoes)국립공원 그리고 우간다에는 가잉가 고릴라(Mgahinga Gorilla)국립공원이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화난고릴라의 경고와 공격(Warning and attacking of the angry Grorillas)


2013년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우연히 내 생일이기도 하여 기념으로 고릴라관광을 하였다. 입장료는 외국인은 750U$인데 르완다 거주인이어서 반값인 375달러를 주었다. 입장료 이외에 차를 렌트해야 하는 데 하루에 80달러였다. 


TV로 보면 되지 그까짓 고릴라 뭣 하러 비싼 돈 주고 고생하며 보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에 따라 가치 중심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서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여기 밖에 없는 야생고릴라를 직접 만나보는 것은 375달러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여 숲속에 사는 고릴라를 직접 찾아 나섰다. 크리스마스 날인데도 불구하고 하루 최대관광인원 80명이 꽉 찼다.


고릴라관광은 아침7시부터 시작되었다. 7시에 RDB(Rwanda Development Board) 키니기 사무소에 도착하여 관광수속을 밟았다. 그런 후 그룹별로 모여 가이드의 설명과 주의사항을 듣고 산악용 특수차로 이동했다.

 

차를 타고 약 50분정도 가서 Bisoke 산기슭에 있는 Bisate 주차장에서 내렸다. 걸어서 2시간정도 산행을 하였다. 우거진 숲속에 경비병들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었다. 그곳에 가방 등을 내려놓고, 가이드와 보조안내원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다. 길은 없고 가면서 길을 만들었다. 10분정도 갔다. 고릴라 10여 마리가 모여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고릴라가 아침식사를 한 후라 했다. 고릴라는 먹이를 섭취한 후 잠을 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몇 마리는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 품에 얼굴만 내밀고 있는 아기고릴라가 귀여웠다. 


일행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숲속이라 나무들이 가려서 촬영이 쉽지 않았다. 보조 안내원이 눈치를 챘는지 칼로 나뭇가지를 잘라주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실버백(Silver back-등에 은색털이 있는 어른 고릴라를 말함)이 고성을 지르며 관광객에게 달려들었다. 벨기에서 온 아가씨 michelle은 사진을 찍다가 갑작스런 상황을 맞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때 절대로 일어서거나 도망가면 안 된다. 몸을 낮추고 가만히 앉아있어야 한다.


한바탕의 예상치 못한 소동이 지나갔다. 모두 웃었다. 위험과 고통은 당할 땐 위험과 고통이지만 지나고 나면 최고최대의 멋지고 유쾌한 추억이 된다. 위험에 도전하는 자, 용기 있는 자만이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남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왼쪽부터; 고릴라관광증명서, 엄마가 아기 머리 다듬는 모습, 고릴라를 보러 정글 속으로 가는 사람들


실버백이 일어나 이동을 했다. 다른 고릴라도 따라 나섰다. 우리는 이동하는 고릴라를 따라 다니며 그들을 구경했다. 어떤 놈은 원숭이처럼 높은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다. 어떤 어미고릴라는 숲속에 앉아서 아기고릴라를 가슴에 품고 두 앞발로 나뭇잎과 풀을 뜯어서 먹었다. 사람이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인간과 DNA가 95%이상이 같다는 데 신체적 외모와 정신지능은 인간과 천지차이가 났다.


돌아보니 우리가 돌아다닌 곳이 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숲을 헤치며 고릴라의 일상을 보노라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났다. 


고릴라들이 멀리 사라져갔다. 얼마를 걸어가니 가방 등을 놓아둔 곳이 나왔다. 조금 쉬면서 물도 마시고, 가지고 간 간단한 음식도 나누어 먹었다. 생소하고 신기한 체험 탓일까?  모두들 흐뭇하고 기쁜 표정들이었다. 


내려오는 길의 일부는 올라간 길과 달랐다. 주차장에 와서 차를 타고 Urugendo ruhire기념품판매점에 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고릴라관광증명서를 받았다. 그것으로 고릴라관광은 끝났다. 


다음부터는 각자의 일정에 따라 행동했다. 나는 가이드와 케냐 나이로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아가씨 Tara와 함께 무산제로 갔다. 오후 3시쯤 되었다. 


고릴라 관광을 한 뒤 몇 해가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도 구경하는 동안 맛보았던 즐거움, 짜릿함, 신기함, 새로움, 뿌듯함, 안도감...등이 떠나지 않는다. 고릴라 말만 들어도 그때 그 숲속에서 보았던 고릴라들이 눈에 선하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스릴과 흥분들이 겹치고 어우러져 새롭게 떠오르기도 한다. 생각느니 이런 현상은 아마도 오래 갈 것 같다.



필자주

1. 이 글은 2016년 발간한 내 책 "르완다-아프리카의 심장"에 들어 있는 것을 약간 수정보완 하였다. 

2. 고릴라관광예약은 르완다 수도인 키갈리 RDB(전화:+250 252 502 350, +250 252 573 396, Web site: www.rdb.rw)에서 하는 게 좋다. 나는 가까운 RDB 키니기 사무소에서 표를 샀다가 특수 산악차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관광은 최대 10개조로 나누어 각기 다른 고릴라가족을 본다. 그러니까 한 사람은 1개 고릴라가족만 본다. 나는 Ugenda Family를 보았다.

고릴라는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다육식물을 많이 먹고 거기서 필요한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죽순을 좋아하는데 많이 먹으면 취한단다. 그래서 죽순을 고릴라 맥주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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