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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Aug 17. 2020

자식사랑 눈물겨운 금비나무, 꽃.잎.열매 어울려 살아

유기열의 씨알여행 189

금비나무는 낙엽이 지는 열대 활엽수다. 금비나무의 자식사랑은 눈물겹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도 꽃잎은 떨어지지 않고 오래도록 살아 있다. 어린 열매에 가까이서 조금의 양분이라도 더 공급해주기 위해서다.


금비나무는 콩과의 학명 Cassia fistula, 영명 golden shower, purging cassia, indian laburnum, pudding-pipe tree, 베트남어로는 Muồng hoàng yến이다. 우리말로는 황금소나기나무라 부르는 몇 자료가 있을 뿐 공식적인 이름은 없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이 나무에 대한 자료가 없다. 그래서 나는 영어이름에 어울리고 나무의 특성을 살리며 부르기 쉬운 “금비나무(金雨樹나 金雨木)”라고 이름 지었다.


.일반사항: 금비나무는 열대 활엽수로 낙엽이 진다. 키는 5~15m로 중간큰키나무(中喬木)의 관상수(觀賞樹, Ornamental tree)다. 태국어로는 라차프륵(Ratchaphruek)이라 하며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國花)와 국목(國木)이다. 인도, 스리랑카와 동남아 등에서는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 잎은 대체로 꽃이 핀 뒤에 돋아난다. 짝수깃꼴겹잎이며 3~8쌍의 넓은 타원형 작은 잎(小葉)이 마주난다. 열대나무인데도 낙엽이 진다. 


발처럼 늘어진 꽃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차례는 늘어진 총상꽃차례로 꽃이 어긋나고 길이가 20~60cm나 된다. 노란 꽃이 활짝 피어 가지에 늘어져 있을 때는 금발을 드리운 듯, 금비가 오는 듯 보이는 이유다. 


꽃은 꽃잎, 수술, 암술, 꽃받침이 있는 갖춘양성꽃(完全兩性花)이고 꽃부리 길이는 4~7cm다. 일부 콩과식물 꽃과 달리 기(旗, Banner))꽃잎이 다른 꽃잎에 비해 크지 않고 유인색소(유인문양)도 없다. 이는 꽃 자체가 아름답고 꽃이 무리로 피어 벌레를 유인할 다른 수단이 더 필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을 여러 개 만들어 크기를 달리하며 작은 수술을 꽃 중심에 놓고, 암술과 수술 색을 달리한다. 또한 꽃가루가 있는 수술3개를 암술길이와 비슷하게 하여 벌레가 찾아오면 꽃가루받이를 정확히 할 수 있도록 꾀를 부리고 있다. 


수정이 끝나 수술은 떨어지고 꽃잎 등이 남은 꽃

금비나무의 자식(열매와 씨)사랑은 애잔하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곧 수술은 떨어진다. 그러나 꽃잎은 그 뒤에도 오래까지 황금빛 찬란하게 살아가고 있다. 꽃잎으로라도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몇㎍의 양분이라도 어린 열매와 씨에 공급해주려고 무던히 애쓰기 때문이다.


꽃 부분별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꽃, 잎, 열매가 어울려 사는 모습

금비나무가 낙엽수임을 몰랐을 때였다. 잎이 다 떨어진 금비나무를 보고 죽은 나무려니 하고 아무 관심 없이 지나쳤다. 그런 뒤 얼마쯤 지났을까? 그렇게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관심 밖으로 내팽개쳐진 나무에 노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어 한 줄 두 줄 길 다란 꽃 이삭이 늘어나고 띄엄띄엄 초록의 새순과 새 잎들이 돋아났다. 얼마 안지나 나무 전체는 노란 꽃과 초록 잎으로 뒤 덮였다. 그 사이사이를 길 다란 검은 열매가 비집고 숨바꼭질 하듯 덩달아 즐거워했다. 


꽃잎이 떨어진 나무 아래는 금 파편(破片)을 뿌려놓은 듯 했다. 꽃과 잎과 열매가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금비나무가 부러웠다.      


필자 주

참고자료는 https://en.wikipedia.or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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