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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Sep 24. 2018

찾았다! 바나나 씨

바나나 씨를 찾았다. 씨는 둥글고 검고 딱딱하다. 지름은 4~6㎜이다. 껍질 두께는 0.5㎜정도이며, 겉은 매끄럽지 않고 약간 우둘투둘하다. 돌멩이 등으로 두들기거나 누르면 깨진다. 껍질 안의 알맹이는 희다.

I found the banana seed. The seeds are round, black and hard. Diameter is 4~ 6mm. The thickness of the skin is about 0.5mm, and the surface is not smooth and slightly wrinkled. It is broken by hitting or pressing with a stone. The inner content of the seed is white.


바나나 씨-Banana seed (왼쪽-2018. 3. 31 찾음, 오른쪽-2018.9 7일 찾음, L-found ,31 March 218, R-found 7 Sept.)


2018년 3월 31일이었다. Hon Son 섬으로 KVIP 직원야유회에 같이 갔다. 산을 오르다 내려오는 길에 보정사(普靜寺, Pho Tinh Tu)에 들렸다. 휴식을 취하는데 스님이 바나나 등 음식을 내놓았다. 바나나는 길이 6~7㎝, 지름 2㎝정도 되는 작은 것이었다. 바나나를 먹는 데 무엇인가 씹히는 듯해서 조심히 보았더니 씨 같았다. 신기하여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그것이 씨라는 확신을 할 수 없어 그냥 잊고 지냈다.


2018년 9월 7일이었다. 바나나를 먹는 데 이물질이 있는 듯 했다. 조심스럽게 꺼내 보았다. 지난 번 절에서 본 것과 크기, 색, 모양이 비슷했다. 거의 같았다. 사진을 찍었다. 다음날인 9월 8일에 믹서에 바나나를 갈아서 먹는 데 즙 속에 검은 색 물질이 있어 가려내어 말렸다. 껍질이 찢어지고 속 알맹이는 빠져나갔지만 씨가 분명했다.

하루건너 9월 10일 아침에 먹은 바나나에서 1개 씨가 또 나왔다. 이상하고 신기한 일이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15개 정도 달린 바나나 한 송이(Hand or Bunch)에서 3개 씨가 나온 셈이다. 


사무실에 가지고 가서 7일 나온 씨와 비교해 보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 후 돌멩이로 두들겨서 씨를 쪼개보았다. 그 중 1개는 배(胚)와 배유(胚乳, 씨젖)로 보이는 하얀 알맹이가 있었고, 나머지는 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바나나를 먹으면서 본 씨는 모두 4개다. 마지막 씨를 본 9월 10일 이후에도  바나나를 계속 먹고 있는 데 씨는 더 나오지 않았다.  


씨 안(Inside of Seed)

야생 바나나는 씨가 있다. 그러나 재배종 바나나는 씨가 없다. 시장에서 거래되어 우리가 사 먹는 바나나는 재배종이다. 재배종은 육종을 하여 만든 3배체(Triploid) 바나나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씨 없는 수박과 같은 이치다. 


바나나를 먹다보면 속에 검은색 반점이 있다. 그것이 결실되지 않고 퇴화한 씨 흔적이다. 설령 씨가 있어도 완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발아하여 한 개체로 성장하기 어렵다. 발아는 되어도 출현이 안 될 수 있고, 출현까지는 되어도 생육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바나나 꽃과 어린 열매(Banana flower with the young fruits)

그렇다면 바나나는 어떻게 번식을 할까? 바나나는 다년 생 풀이지만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은 개체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는다. 대신 땅속줄기(地下莖)에서 새로운 개체가 나온다. 아기 바나나다. 이것을 옮겨 심거나 모주(母株)를 잘라내면 된다.


내가 먹은 바나나는 수천 개에 이른다. 아프리카 르완다 3년, 베트남 1년 동안 하루에 1개 이상 먹었으니까 이 기간 먹은 바나나만 따져도 어림잡아 1,500개가 넘는다. 이렇게 먹은 바나나 중에서 딱 4개의 씨를 보았다. 정말 보기 힘든 씨를 본 셈이다. 


누구는 물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것이 어쩠다는 것이냐고? 나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왜 사느냐고? 삶이 무엇이기에 그리 아등바등 하냐고? 

Someone may ask me. So what is it? I would rather like to ask them back. Why do you live? What is life?, why do you such a your utmost to survive? 


보고 싶은 것 보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재미있고 보람 있게 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러기 위해 돈도 벌고 출세도 하려 하는 것 아닌가? 

Is not it because you want to live a fun and rewarding life in seeing what you want to see and doing what you want to do? Is not it for what you are trying to do both to make money and to get ahead in the world for doing so?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직접 눈으로 바나나 씨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만지고 느끼기까지 했다. 씨 안도 들여다보았다. 간절함이 이루어진 것이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더구나 돈 안들이고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그리 흔한가? 이런 재미, 기쁨, 만족이 내가 사는 이유 중 하나이다. 

I've wanted to see the seeds of the banana personally with my eyes for a long time. Then, I even touched and felt them. I looked into their insides. How glad is it that my longing dream has come true? Moreover, I made it without paying money. It is not common, but special lucky. Such a fun, joy, and satisfaction is one of the reasons why I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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