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기열 KI YULL YU Nov 12. 2018

베트남인 집에 반드시 있는 것

베트남은 사당(祠堂, 廟) 천국이다. 베트남인 집에는 반드시 사당이 있다. 사당이 없는 집은 베트남인 집이 아니다. 집뿐만 아니다. 상점에도, 식당에도, 호텔에도 사당이 있다. 

Vietnam is a shrine paradise. It must be a shrine in a Vietnamese house. A house without a shrine is not a Vietnamese house. A shrine must be not only at house but also shops, restaurants and hotels.


집 1층(사무실 겸용) 사당

관광지로 알려진 하노이의 Van Mieu(공자 위패를 모신 베트남 최초의 대학기관), đền ngọc sơn(몽고 침략을 막아낸 Trang Huung Dao 등의 위패를 모심), đền hai bà trưng(독립을 위해 중국에 항거한 두 남매 위패를 모심), 꽌 타인(도교사원) 등도 사실은 사당이거나 사당이 있는 사원이다. 


한국에도 사당이 있다. 한국 사당은 일반적으로 조상의 신주(神主)나 위패(位牌)를 모신다. 큰 벼슬을 한 사대부 집은 별도의 3칸짜리 사당을 만들어 3년 상(喪)을 마친 4대조의 신주를 모신다. 별도의 사당을 만들 형편이 못되는 일반가정은 대청이나 적당한 곳에 위패를 모시기도 한다. 


위패도 모실 형편이 못되는 서민들은 기일(忌日)에 제사를 지낼 때 지방(紙榜)을 만들어 모시고 제(祭)를 올린 후 지방을 불에 태워(燒紙) 하늘로 날려 보낸다. 끼니도 제대로 때울 수 없었던 가난한 어린 시절에 제사 밥 얻어먹을 욕심으로 밤늦도록 기다리며 시골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다.


베트남 사당은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첫째는 설치 방법이 다르다. 별도의 집을 짓는 게 아니고 집안에 모신다. 크기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받침대, 제상(祭床 또는 祭壇), 감(龕, 또는 龕室)으로 구성되고 이동하기에 편리하게 되어 있다. 상점에서 팔고 있어, 사서 집에 갖다 놓으면 된다. 물론 많지는 않지만 뜰이나 특정한 장소에 집을 지어 모시기도 한다. 


둘째는 감(실)이 한국은 여닫이 창이나 발(撥)을 쳐 신주를 가리는 데 베트남은 신주나 신상(神像)이 밖에서 보인다. 향 만 피우는 것이 아니라 조명도 화려하다. 엄숙한 맛은 떨어지지만 친근함과 역동성이 느껴진다.


셋째는 조상신(thờ cúng tổ tiên)을 모시는 사당만 있는 게 아니다. 나라를 구한 영웅 혼령, 집안의 귀신(鬼神, Thơ Thẩn), 지신(地神, Thổ công), 가업 신(家業 神, Thành Sự, nghe sự), 재물 신(財物 神, thần tài), 마을 수호신(thành hoàng), 여신(女神, 母神, Mau) 등 모시는 신이 다양하다. 물론 부처, 성모마리아, 예수, 공자나 노자, 기타 그들이 믿는 신(神)을 모시는 경우도 많다. 베트남은 전형적인 불교국가이면서 다종교 국가다.


넷째는 호치민(胡志明)을 저들 신과 대등한 위치로 모시고 숭배하고 있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회의실이나 중요한 곳에는 빠짐없이 호치민 흉상이 있다. 절(寺刹)로 보여 가보면 호치민이 그 안에 모셔져 있기도 하다.


껀터대교 가는 길 옆 민가의 천관사복(天官賜福) 목판과 작은 제단

다섯째는 이런 이동식 사당을 마련할 형편이나 여건이 안 되면 그냥 바닥이나 벽에 받침대를 놓고 그 위에 향을 피우기도 한다. 사당을 갖고 싶은 절실함이 묻어난다.


한국은 사당이 조상숭배에 기초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자기가 숭배하는 신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방법이 어떠하든, 모시는 신이 누구이든 같은 점이 하나있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기원한다는 점이다. 기원하는 것들 중 주를 이루는 것은 가문의 번창, 가족의 건강과 행복, 취직과 결혼, 재물과 출세 등이다. 이처럼 기원하는 것은 베트남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The shrine is based on ancestor worship in Korea while it is based on the god he worships in Vietnam. But whatever the method may be, whomever you worship, both have the same one thing in common. It is to crave and pray for something. Among the things that they wish for, the mains are the prosperity of the family, the health and happiness of the family, employment and marriage, wealth and success. Like this, their prayers are no different from those of Vietnam and Korea.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꽃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